제천시립 여성도서관 전경

한 남성단체가 전국 유일의 여성전용 공공도서관인 충북 제천시립 여성도서관에 '쳐들어가겠다'는 선전포고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남성연대라는 이 단체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충북 제천 여성전용 도서관 진입예고'라는 공지 글을 올렸다.

이들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립도서관인데 남성은 출입을 금지하고 여성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해 보이는 비상식적 작태"라고 주장했다.

또 "인권위의 시정권고도 무시하는 제천여성도서관은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남성에게도 도서관을 개방하지 않으면 7월 7일 오전 10시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납세자의 권리로 여성도서관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성도서관 측은 여탕에 들어가겠다는 것과 같다며 펄쩍 뛰고 있다.

여성도서관을 관리하고 있는 제천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여성도서관에는 남성 소변기 등 남성 편의시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유실이 개방돼 있는 등 모든 시설이 여성 맞춤식"이라면서 "실제로 진입이 시도된다면 여성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해 제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는 부지 기증자의 뜻에 따라 여성도서관을 설립한 것"이라면서 "제천지역 남성들은 아무런 불편이 없고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데, 이용권역 밖에 있는 사람들이 왜 나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1994년 개관한 여성도서관은 "여성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부지 기증자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65㎡ 규모로 144석의 열람석과 함께 수유실 등을 갖추고 있다. 2010년 연간 이용자 수는 19만9993명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7일 "공공도서관을 여성 전용으로 운영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평등권 침해"라면서 "남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제천시에 권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