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자택 수영장에서 익사한 로드니 킹(47)은 숨지기 직전까지도 마리화나(대마초)를 피우고 폭음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뉴스전문사이트 TMZ는 킹의 약혼녀 신시아 켈리를 인용, "킹이 전날밤 마리화나를 피우고 벌거벗은 채 술을 마셨다"고 보도했다.
켈리는 사고 당일 오전 5시쯤 비명소리에 놀라 잠을 깨고 보니 킹이 술에 취해 창유리를 마구 부숴 놀란 나머지 911 응급전화로 신고했다. 전화를 끊고 달려나갔지만 킹은 이미 수영장 바닥에 가라앉아있었다.
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리알토에 줄곧 거주해왔다. 경찰은 현장조사결과 타살흔적은 없어 사고사로 처리했다. 그러나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킹이 집 뒷마당에서 마리화나를 재배하고 있는 것을 발견, 모두 수거했다.
약혼녀 켈리는 인터뷰에서 "킹이 경찰에 당한 구타의 후유증과 폭동의 충격으로 그동안 마약과 술에 의지해 살아왔다"며 "이제 제 2의 삶을 살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비극이 일어났다"고 울먹였다.
킹은 1991년 3월 3일 술에 취해 현대 포니 승용차를 몰고가다 경찰의 정지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달아나다 붙잡혀 무자비하게 얻어맞았다. 마침 인근 주민이 이 장면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 방송국에 넘겨 흑인사회는 물론 미국인들의 공분을 샀다.
킹을 구타한 경찰관 4명은 공권력남용 혐의로 기소됐으나 1992년 4월 29일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 재판에서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켜 최소 54명이 숨졌다. 이 폭동으로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3천여 업소가 약탈당하고 불에 타는 등 약 10억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재산 피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