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석유부국인 카타르의 왕실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의 새 주인이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카타르 왕가는 발렌티노와 미소니를 7억유로(9900억원)에 매입했다. 카타르 왕실이 제시한 이 매입가는 발렌티노와 미소니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2240만유로(310억원)의 32배에 이른다.
다른 사모펀드들도 발렌티노의 브랜드 가치와 성장 가능성 때문에 매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카타르 왕가가 워낙 높은 가격을 제시해 경쟁 자체가 이뤄질 수 없었다고 한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발렌티노는 정교한 웨딩드레스와 칵테일 드레스로 유명하다. 미소니는 니트웨어 제품으로 명성이 높은 브랜드다. 이번 거래에는 발렌티노 패션 그룹 산하의 휴고 보스와 말버러 클래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5년 동안 발렌티노는 명품 시장의 변동에 브랜드 설립자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은퇴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을 겪어왔다. 발렌티노는 산하에 두던 브랜드들과 함께 2007년 사모펀드 페르미라 지주회사에 26억유로(3조7000억원)에 넘어갔다.
카타르 투자회사의 대변인은 "가라바니 은퇴 이후 페르미라 지주회사가 꾸린 현재의 운영팀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발렌티노의 잠재력을 잘 끌어내도록 경영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2.07.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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