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1990년대말 북한의 노동 미사일을 믿고 인도에게 도발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파키스탄의 한 전직 핵·미사일 과학자는 26일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1999년 파키스탄·인도 간 국지전인 '카르길 전쟁' 당시 육군참모총장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가우리 미사일 배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가우리 미사일은 1990년대 중반 북한 노동1호 미사일을 개조해 사거리를 늘린 것이다. 가우리 미사일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해 실전 배치되면, 인도를 압박하는 결정적인 핵무기 전력이 됐을 수 있었다.
무샤라프는 그러나 이 미사일의 유도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맥이 빠졌고, 결국 미사일을 배치하지 못한 채 파키스탄 군의 철수로 전쟁이 끝났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과 인터뷰한 이 파키스탄 과학자는 오래 전부터 최근까지 파키스탄 핵·미사일 개발 사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길 전쟁은 1999년 5월 파키스탄군의 카슈미르 카르길 지역 침공으로 시작돼 두 달가량의 교전 끝에 공식적으로 10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내고 미국의 중재로 파키스탄 군이 후퇴하면서 끝났다. 무샤라프가 도박과 같은 이 침공을 감행한 이유를 놓고 그간 여러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파키스탄이 가우리 미사일 등으로 확보한 핵 억지력을 시험하려는 것이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입력 2013.01.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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