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너무 과소평가받고 있다".

허구연(62) MBC 야구 해설위원이 '추추트레인' 추신수(31)를 극찬하고 나섰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시범경기를 지켜본 허구연 위원은 "추신수가 잘 하더라. 안타는 없었지만 모두 잘 맞은 타구였다. 1회 투스트라이크 이후 볼을 잘 골라서 볼넷으로 출루하고, 도루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려고 했다"고 칭찬했다.

이날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후속타자들의 연속 안타 때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시범경기 개막 후 3게임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3경기 안타는 1개 뿐이지만 볼넷 2개에 4득점을 올리며 1번타자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중견수 수비도 마찬가지. 허구연 위원은 "좌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도 잘 쫓아가 잡더라. 1번타자 중견수로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허 위원은 "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활약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다. 스즈키 이치로를 제외하면 이렇게 뛴 선수가 없다"며 "이치로를 제외하면 일본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공수주 모두 활약한 선수가 없었다. 후쿠도메 고스케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치로가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 이유다. 우리도 추신수가 정말 대단하다는 걸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며 빅리그 생활을 시작한 추신수는 2006년 7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적 후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09~2010년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아시아 선수가 20-20 클럽에 가입한 건 추신수가 처음이었다. 2009년 풀타임 주전이 된 후 4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어느덧 FA 자격 취득까지 한 시즌을 남겨둔 블루칩이 됐다.

허구연 위원은 "야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공격이 중요시 되는 외야수라면 더욱 그렇다. 수비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야와 달리 외야수는 여러가지를 갖춰야 하는데 추신수는 그런 점에서 흔치 않은 선수"라고 말했다. 외야수는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강조되는 포지션이기에 경쟁이 치열하고 살아남기 힘든 자리다. 추신수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입지가 아주 탄탄한 선수다.

그러나 허 위원은 추신수가 활약에 비해 큰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추신수가 정말 잘하는 선수이고 미국에서도 높이 평가하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너무 과소평가받고 있다. 아무래도 얼마나 TV 중계가 되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약팀에서 뛰었고, 크게 조명받을 기회가 없었다"며 "하지만 올 가을부터는 추신수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신시내티가 포스트시즌에 나간다면 추신수의 가치와 위상도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신수가 몸담고 있는 신시내티는 지난 3년간 2차례나 지구우승을 차지할 만큼 전력이 안정돼 있다. 올해는 일약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중 하나로 분류된다. 여기에 추신수가 1번타자 중견수로서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미 실력 하나 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은 추신수다. 화려한 무대에서 더 많은 조명을 받는다면 그의 위상도 크게 치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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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