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주(州) 포트 라바카에 사는 은행장 출신 빌 바우어(70)씨의 창고에는 무게 20t짜리 M-24 채피(Chaffee) 탱크가 있다. 채피는 2차대전 당시 미군 등 연합군의 주력 탱크로, 1945년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 바우어는 해마다 딱 하루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 퍼레이드 때 직접 탱크를 운전한다. 바우어는 이날의 운전을 위해 정비팀을 고용해 탱크를 유지 보수하고 있다.
미국에서 바우어처럼 취미로 탱크를 보유한 사람이 최소 수백에서 많게는 1000명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탱크 판매자들의 말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구매자에게 인기 있는 탱크 기종은 현재 '유물' 취급받는 오래된 모델이다. WSJ은 그 이유로 탱크 구매자들은 어린 시절 갖고 놀던 탱크 장난감과 같은 모델의 실물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난감치고는 고가여서 1940년 생산된 영국제 셔먼 탱크는 38만7000달러(약 4억2000만원)에 거래된다.
미국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거래되는 탱크는 포탄을 장착해도 발사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특별 승인을 받고, 주 정부가 이를 금지하지 않으면 발사 기능을 작동하는 것이 허용되기도 한다. 일반 도로에서 탱크가 다니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탱크 소유자들은 개인 사유지에서만 탱크를 운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