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9일 북한 군견들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사진이 붙어있는 표적을 물어뜯는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 전과 다른 점은 그림이 아닌 실제 사진을 인화해서 표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영상에는 북한군이 독일 셰퍼드 종인 군견들에 “저 김관진 개XX를 물어!”라고 명령하자 수십 마리가 김 장관의 사진이 붙어있는 허수아비에 달려들어 얼굴과 팔다리, 목 등을 물어뜯는 장면이 담겨 있다. 또 김 장관 얼굴 사진이 붙은 과녁을 향해 사격 연습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상에 68식 권총을 들고 등장한 한 북한 군인은 김 장관 표적을 가리키며 “저X 생긴 상통(얼굴) 좀 보십시오. 굶주린 잿빛 승냥이 상통에다가, 움푹 팬 두 눈X은 얼마나 잔인하게 생겼습니까. 저 X이 감히 우리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있는데 어찌 참을 수 있겠습니까. 한시바삐 때려잡아야 할 우리의 첫 번째 벌초대상입니다”라고 말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미군 표적도 실제 현대 미군 사진을 인화한 것이다. 지난 1일 영국 일간지 ‘더 선’에 보도된 영상에는 6.25 전쟁 때의 군복과 구형 헬멧을 쓴 미군 표적이 나왔다.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인터넷이 안돼서 아직 현대 미군 모습을 잘 모르나 보다”, “사진 인쇄할 돈이 없어서 손으로 그리나 보다”라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시경 부착이 가능한 신형 헬멧과 고글을 쓴 현대 미군 보병 사진을 표적으로 썼다.

소총부대의 한 북한 군인은 “김관진 같은 사람을 괴뢰 국방부 장관으로 눌러 앉힌 괴뢰 정부 당국자들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또 한 치 앞도 분간 못 하는 이 천치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미국놈들도 어리석기 짝이 없다”며 “김관진 같은 전쟁·대결 광신자들 때문에 청와대 안방주인은 물론이고 남조선 인민들도 큰 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사격 표적에 김 장관과 처음 등장시킨 것은 지난 2011년 6월 국내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代)의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내고 “천추에 용납 못 할 광기” “특대형 도발행위” “대역죄” “인륜·도덕도 모르는 깡패무리”라고 맹비난하며 김 장관 처형을 요구했다.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김 장관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표적지에 사격하는 장면을 외부에 노출했다.

한 고위 탈북자 A씨는 “북한은 다른 건 참아도 최고 존엄(김씨 일가)을 모욕하는 것은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안방주인’이라고 칭하며 직접적 비난을 삼가는 이유도 자신들의 최고 존엄이 모독받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