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붐이 한창이었던 2006년 서울 대치동의 한 강의실 모습. 150명 정원이 다 찼다.

386 운동권 강사들은 논술 시장에서 대체로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막강한 명성을 누리는 이도 일부 있다.

교육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이길호 타임컨텐츠 대표(서울대 85학번)가 M&A 귀재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1998년 강동 청산학원 원장을 거쳐 2009년부터 타임교육 대표에 올랐다. 2011년부터는 타임교육의 출판과 전자교육을 담당하는 타임컨텐츠의 대표를 맡고 있다. 타임교육은 2007년 하이스트·타임에듀(옛 청산학원)·길잡이학원 등 서울·경기 지역 5개 대형 학원이 통합돼 탄생했으며, 현재 200여개 학원에 수강생이 10만2000명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영어 1타 강사였던 김찬휘(서울대 84학번) 현 대성마이맥·티치미 입시전략 연구센터장은 여전한 인기를 끌고있다. 깊은생각 수학학원 원장 한석원(서울대 83학번)씨도 수능계의 '파워 엘리트'로 평가받고 있다. 대성학원 온라인 강의 사이트인 '티치미'의 수리 영역 대표 강사로 꼽혔고, 인터넷 강사 순위를 정하는 한 사이트에서는 전체 수리 영역 강사 50명 중 4위에 꼽혔다.

학원 밖으로 영역을 넓힌 경우도 있다. 과학탐구 영역 강사 이범(서울대 88학번)씨는 '스타 강사'에서 '정책보좌관', '교육평론가'로 연거푸 전직(轉職)했다. 2003년 한 해 소득으로 18억원을 신고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2007년 강남구청 인터넷 강의 사이트와 곰TV에서 무료 강의를 해 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 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정책보좌관으로 발탁돼 지난해 10월까지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일을 했다. 지금은 월간 우리교육 등의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며 교육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여의도에 입성한 386 운동권으로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건국대 85학번)과 정봉주 전 의원(외대 80학번)이 있다. 각각 마포구 길잡이학원과 외대어학원을 성황리에 운영하다 정치권에 진출했다.

업계 최고 '수퍼스타'는 손주은(서울대 81학번)씨다. 운동권 경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학원가의 가장 성공한 386으로 꼽힌다. 1987년 과외를 시작으로 강사, 원장을 거쳐 메가스터디를 세웠다. 대한민국에 인터넷 강의를 정착시킨 메가스터디는 한때 시가총액 2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손씨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메가스터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