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 '말춤은 이렇게~'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경찰축구단에서 군복무 대체 중인 '패트리어트' 정조국(29)이 골행진을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정조국은 5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3 7라운드 원정경기서 후반 11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정조국은 같은날 2골을 몰아넣은 상주상무의 골잡이 이근호와 함께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란히 6골로 개인 득점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조국의 활약에 힘입어 경찰(5승1무·승점16)은 올 시즌 개막 후 6경기 무패행진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이날 경기서 양동현과 투톱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정조국은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3분에는 팀의 선제골에 간접적인 기여를 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이 상대 골키퍼 정의도의 선방에 막혀 나온 것을 문기한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전반 45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넘어져 분루를 삼켰다.

끊임없이 득점 기회를 엿보던 정조국은 후반 11분 마침내 포문을 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염기훈이 헤딩으로 떨궈준 것을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수원의 골망을 갈랐다.

정조국은 한때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할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U-17, U-20, U-23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06년 1월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의 친선경기서 A매치에 데뷔한 후 13경기서 6골을 기록했다.

대신고를 졸업하고 2003년 안양LG(현 FC서울)에 입단한 정조국은 프로데뷔 첫 시즌만에 12골을 터뜨리며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뛴 9시즌 동안 232경기에 출전해 73골(20도움)을 올렸다.

지난 2010~2011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신분을 얻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의 AJ오세르로 이적한 정조국은 15경기에 나서 2골을 성공시키며 순탄한 길을 걷는 듯 했다.

그러나 자신을 영입한 후안 페르난데스 감독이 AS낭시로 팀을 옮기면서 입지가 좁아진 정조국은 페르난데스 감독을 따라 낭시로 임대이적했다. 낭시에서 조커로 활약하며 20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다.

2011~2012시즌 종료 후 원소속팀 오세르로 복귀했지만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친정팀인 서울로 복귀했다.

1년 6개월 간의 프랑스 생활을 뒤로 하고 K리그로 돌아온 정조국은 11경기 동안 무득점에 시달리며 절치부심의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중요한 순간 골을 터뜨리며 변함없는 클래스를 입증했다.

특히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인 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서 골을 터뜨리며 '패트리어트'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분명 전성기 시절 만큼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지난 시즌 득점왕 데얀의 백업선수로 12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올 시즌 경찰축구단에 입단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정조국에겐 '라이언킹' 이동국(34·전북)이 좋은 모범답안이다.

이동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03년 상무에 입단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꾸준히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경찰축구단은 정조국이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염기훈, 오범석 등 국가대표급 자원이 즐비해 정조국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