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BC 노조가 장기 파업을 벌일 당시 노·사 대립의 한가운데 섰던 이진숙(52·사진) MBC 전(前) 기획홍보본부장이 MBC 미국 워싱턴 지사장에 임명됐다.
MBC는 지난해 170일이라는 유례없는 장기 파업을 경험하며 노·사가 격렬하게 대립했다. 당시 그는 대부분 후배인 노조에 맞서 회사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전면에 나선 것에 대해 "노조에서 회사를 '절대 악(惡)'인 것처럼 공격했고, 팩트가 아닌 것들에 대해선 대응해야 했다"며 "비록 큰 상처가 났지만 아물지 않는 상처는 없는 만큼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하게 대립했던 후배가 '잘 갔다 와라, 회사를 위해 좋은 역할을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4월 MBC 신임 사장 공모 당시 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1991년 걸프전 종군기자로 유명한 이 전 본부장은 당시 한국 기자로는 유일하게 이라크 현지에 들어갔다. 여성인 데다 불과 4년 차 경찰 담당 기자로서 전장(戰場)에 파견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전 본부장은 다음 달 중순부터 워싱턴 업무를 시작하며 남편인 신현규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중3인 외동딸도 함께 미국으로 간다. 워싱턴 근무는 지난 2006~2009년 특파원 근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지사장이라고 리포트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다시 마이크를 잡을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