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허재 KCC 감독의 차남 허훈(용산고)이 19세 이하(U-19)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에 첫 승을 안겼다.
김영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홈팀 체코와의 U-19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선수권대회 13~16위 순위결정전 하위리그 첫 경기에서 허훈의 맹활약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96-95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3전 전패로 결선리그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이날 장신 군단 체코를 상대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주니어 랭킹에서 한국이 14위로 체코(24위)에 앞서지만 높이의 열세와 홈 텃세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경기였다.
허훈이 단연 돋보였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6분44초를 뛰며 32점(3어시스트)을 올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3점슛도 4개나 터뜨렸다. 특히 84-87로 뒤지던 4쿼터 종료 7초를 남기고 3점슛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연장에서 4점을 올렸다.
포인트가드로 나선 최성모(고려대)와 천기범(연세대)도 각각 25점 8리바운드, 8점 7리바운드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포워드 최준용(연세대)은 11점을 지원했다.
한국은 리바운드 수에서 34-51로 크게 뒤져 높이의 열세를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그러나 해답을 찾았다. 강력한 압박수비와 스피드로 극복했다.
센터 박인태(연세대)와 박정현(마산고)의 출전시간을 줄이는 대신 빠른 가드와 포워드들을 적절히 기용한 것이 주효했다. 박인태(19분40초)와 박정현(8분16초) 모두 20분도 뛰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에 36-52로 크게 뒤져 또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외곽포가 연이어 림을 갈랐고 체코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66-72, 6점차까지 추격했다.
4쿼터에서 체코가 착실히 점수를 쌓아 79-87로 다시 패색이 짙었지만 1분여를 남기고 역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4쿼터 종료 1분47초를 남기고 허훈의 3점슛으로 추격에 발동을 걸었고 이어 강상재(고려대)의 2점슛까지 터져 84-87로 따라붙었다.
허훈이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천기범의 스틸로 시작된 공격에서 허훈이 종료 7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허훈은 연장에서도 홀로 4점을 몰아쳤다.
한국은 2일 오후 8시15분 세네갈과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