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곤(20·고려대)과 최준용(19·연세대)이 다음달 1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윌리엄 존스컵을 앞두고 탈락한 문성곤과 1차 예비 엔트리 24명에 겨우 들었던 최준용 모두 깜짝 발탁이다. 유재학 감독은 존스컵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조합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두 대학생 장신 포워드를 선발했다.
문성곤, 최준용 모두 태극마크가 꿈같다.
문성곤은 성인 국가대표가 처음이다. 최준용은 동아시아대회에서 뽑힌 적이 있지만 대회 규모나 대표팀이 상무와 대학생 선수 위주로 구성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이 사실상 첫 태극마크라는 심정이다. 대한농구협회의 최종엔트리 발표가 있었던 15일 오전에 아버지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는 문성곤은 17일 "아버지께서 '네가 국가대표가 됐다'고 전화를 해주셔서 알았는데 처음에는 믿지 못했다. '아들에게 그런 거짓말 하시면 안 되는데요'라고 했는데 진짜라는 사실을 알고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2차 16명 엔트리에 포함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약 2주 가량 훈련을 하다가 지난달 말에 탈락, 짐을 쌌기에 재발탁은 생각하지 못했다.
문성곤은 당시 심경에 대해 "솔직히 아쉽다기보다는 속이 후련했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면 당연히 좋았겠지만 욕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며 "짧은 훈련 기간이었지만 유재학 감독님과 코치 선생님, 형들에게 많이 배운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2차 엔트리에 아예 포함되지 못했던 최준용은 발탁 소식을 듣고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줄 알았다고 한다. 대표팀과 훈련을 한 적도 없다.
당초 유 감독은 족저근막염 때문에 최준용을 제외하려고 했으나 대학리그에서 뛰는 것을 보고 일단 1차 엔트리에 넣었고 이번에 뒤늦게 발탁했다.
최준용은 5월에 열린 동아시아대회에서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부상 때문에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대신 지난달 체코에서 열린 19세(U-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6경기에서 평균 13.2점 4.3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준용은 선발 소식에 "매우 기쁘다"면서도 연신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된 문성곤은 "처음 부름을 받았을 때보다 더 설레고 두근두근하다. 긴장이 된다"고 했다.
이들은 경복고 1년 선후배 사이다. 문성곤이 1년 선배로 이종현(19·고려대1)과 함께 '경복고 트리오'를 구축해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들이다.
문성곤은 부산성동초 3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 삼선중을 거쳤고, 최준용은 마산회원초 5학년 때 농구공을 잡아 연서중을 졸업했다. 이종현과 셋이 경복고에서 승승장구할 당시, 주위에서 '문어발식 스카우트'라는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았던 이유도 이들 모두 초고교급 기량을 가졌기 때문이다.
둘다 모두 장신 포워드다. 문성곤은 195cm, 최준용은 202cm다. 비교적 큰 키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슛 능력을 지녔다. 운동능력도 좋아 덩크슛이 자유자재다. 쉽게 발굴할 수 있는 장신 슈터가 아니다.
프로 선수들에 비해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개인기도 나쁘지 않다. 특히 최준용은 200cm가 넘는 큰 키에도 현란한 드리블과 돌파가 돋보인다.
고교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즐비한 고려대, 연세대에서 나란히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유 감독이 이들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리바운드 싸움과 수비가 가능하다는데 있다. 높이의 열세를 안고 가야 하는 처지에서 장신 포워드들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박스아웃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젊은 패기로 물러서지 않는 투지도 매력적이다.
문성곤은 "대표팀에 가서 1분이라도 출전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노력하겠다. 그리고 1분이라도 뛰게 된다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코트에서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최준용은 "감독님과 형들이 하라는 것은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7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