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민 기자] 누군가 손이 닿거나 안기기만 하면 기분 좋은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 증상은? KBS 2TV 월화드라마 '굿닥터' 속 박시온(주원 분)이 차윤서(문채원 분)와의 신체접촉으로 유발되는 이 증상은 순도 100% 사랑증상으로 진단됐다.

지난 27일 방송된 '굿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 김진우)에서는 천재적인 의학지식을 지녀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의 증상을 '척하면 척' 짚어내는 박시온조차 스스로 알아채지 못했던 묘한 딸꾹질의 정체가 '사랑'이라는 게 밝혀졌다.

평소 병원내에서 박시온을 믿고 따르는 여아 환자 나인해(김현수 분)가 내린 정확한 진단이었다. 시온은 누군가의 손이 닿기만 해도 딸꾹질이 나온다는 말과 함께 "우리나라 월드컵 할 때 승부차기 보는 기분, 밖이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는 기분,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는데도 향수냄새가 나는 기분"이라고 이를 표현했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시온은 자신에게 처음 찾아온 이 사랑의 감정을 깨닫고, 차윤서를 바라보며 과거 자신의 형이 세탁소 누나를 좋아했을 때 느꼈던 기분을 이해한다. 윤서를 향한 시온의 순도 100%의 순수하고 풋풋한 첫 사랑에 보는 이도 마음이 저절로 힐링될 정도로 따뜻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항상 자신이 느낀 걸 곧이곧대로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는 데 익숙한 시온이 윤서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이를 제대로 숨기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 향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온을 향한 윤서의 마음은 연민과 사랑의 경계에서 애매한 궤도를 그리고 있다. 기계처럼 차가운 사람이 될 뻔한 자신에게 인간적인 마음을 불어넣어준 시온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 이날도 병원비를 내지 못해 위기에 처한 늑대소녀 은옥(유해정 분)을 위해 남몰래 병원비를 감당하는 순수한 모습에 또 한 번 마음이 반응했다.

복직하게 된 시온의 소식을 듣고는 "잃어버렸던 동생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고 뛸 듯이 기뻐하자, 이 모습을 지켜본 김도한(주상욱 분)이 "10년 넘게 본 너의 모습 중에 오늘이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 표현할 정도. 시온처럼 정확한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김도한과 시청자에 보이는 윤서의 마음은 사랑의 증상일 확률이 높은듯 했다.

앞서부터 지금껏 '굿닥터'는 자폐증상을 지닌 천재 시온이 의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이로인해 계속 반복되는 주변 사람들의 불협화음, 그리고 병원에서의 권력 다툼 등을 그려냈다. 여기에 향후엔 윤서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깨달은 시온의 말랑말랑한 사랑 감정이 빚어내는 멜로가 추가돼 작품을 더 풍성하게 채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언젠가는 윤서를 향해 '어레스트!'를 다급하게 외치며 "지금 빨리 안아주셔야 합니다"고 외치는 시온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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