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고대 폼페이 유적을 복원하기 위해 독일 기술진에 도움을 청했다고 가디언이 30일 보도했다. 내년 여름부터 10년간 1000만유로(146억원)가 투입되는 '지속 가능한 폼페이 복원 프로젝트'에 독일 뮌헨 공대의 연구진이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학은 고대 건축물 복원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폼페이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灣) 연안의 고대 도시다. 기원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용암과 잿더미에 고스란히 파묻혔다가 1748년에 발굴됐다. 고대 로마 시대의 유적이 1700년 가까이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고 보존됐기 때문에, 19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매년 23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데다 전문 관리 인력 부족, 구조적 위험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010년 '검투사의 집'이 붕괴됐고, 그 뒤에도 폭우로 건물 3개가 잇따라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프레스코 벽화는 박물관으로 옮겨서 보존했으나, 바람이나 기후에 무방비로 노출된 고대 건물의 벽은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2월 유럽연합(EU)과 이탈리아는 '폼페이 복원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전문 복원 기술은 독일이 맡고, 고고학과 역사적 고증은 이탈리아, 지리와 환경 자문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팀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뮌헨 공대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 많고 골목마저 비좁기 때문에 기중기나 콘크리트는 쓸 수 없지만, 석회 경화(硬化)를 막기 위한 나노 기술이나 프레스코 그림 보존을 위한 실리콘 복합물 등 첨단 공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복원 프로젝트가 1차로 끝나는 2017년이면 연간 관광객이 26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