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신인 배우와 작가, 그리고 연출 1~2명만 건져도 단막극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던 MBC의 바람이 단박에 이뤄졌다. 신예 강하늘이 ‘불온’에서 보여준 섬세하고 묵직한 연기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강하늘은 지난 3일 방송된 단막극 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의 두 번째 이야기 ‘불온’에서 서자 출신으로 정의감이 남다른 이준경 역을 맡았다. 그는 갑작스럽게 죽은 여인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는 임무 속에 조선 시대 신분제의 폐해에 고통스러워하는 연기를 펼쳤다.

이 드라마는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준경을 비롯한 서자 출신들이 신분제를 타파하기 위해 역모를 꾸미는 이야기가 주된 토대다. 대의를 위해 억울한 범인을 만들고, 새 세상에 대한 열망과 그 때문에 희생하는 민초에 대한 아픔 섞인 고뇌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를 이끈 강하늘은 올곧으면서도, 자애로운 준경이 고뇌에 빠진 후 갈등하는 연기를 세세한 표정 연기로 완성했다. 진한 눈빛에 담긴 슬픔과 믿었던 스승이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끝내 자신 대신에 죽음에 이르자 오열하는 과정에서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신분 차별로 인한 고통을 다룬 ‘불온’의 강한 메시지를 안방극장에 제대로 전달한 것도 강하늘의 설득력 강한 연기 덕분. 강하늘은 첫 주연작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뽐내며, ‘불온’의 높은 완성도를 책임졌다.

2011년 데뷔한 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강하늘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안방극장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불온’은 이날 다양한 소재와 실험 정신이 깃든 단막극의 전형이었다. 살인 사건이라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 속에 곳곳에 숨어있는 역사의식과 시대정신,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 가득한 시선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안겼다. 그리고 신인 배우와 작가, 연출을 발굴하기 위한 단막극의 제 역할을 완벽히 했다. MBC가 7년 만에 내놓은 단막극 시리즈인 ‘드라마 페스티벌’은 오는 17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2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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