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한 방이 팀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려놓았다.

LA 다저스가 8회말 후안 유리베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4-3으로 역전승,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란타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4-3으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오는 12일 피츠버그-세인트루이스의 디비전시리즈 승자와 챔피언십 시리즈에 임한다.

이날 경기 7회까지 다저스타디움 분위기는 지옥 그 자체였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뒀지만, 커쇼의 호투에도 다저스는 2-3으로 뒤지고 있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고 있음에도 의외의 벼랑 끝 전략을 펼친 게 최악의 수가 되는 듯싶었다. 7회말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범타로 물러났고, 사실상 역전의 기회는 크레이그 킴브렐이 올라오기 전인 8회말 밖에 없어 보였다.

반전은 야시엘 푸이그의 2루타와 함께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8회말 첫 타자로 타석에 선 푸이그는 2루타를 터뜨려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다시 찬스를 잡은 다저스는 후속타자 유리베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유리베의 번트가 모두 파울이 되면서 볼카운트 B0S2로 오히려 궁지에 몰렸다. 허무하게 찬스가 날아갈 것 같았지만, 유리베는 상대투수 카펜터의 5구 슬라이더에 좌월 투런포를 작렬, 극적으로 다저스에 리드를 안겼다.

이날 유리베의 홈런이 없었다면 다저스는 최악의 분위기에서 5차전을 치러야했다. 에이스 잭 그레인키가 대기하고 있지만, 100% 컨디션의 커쇼 카드를 함부로 날려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커쇼는 지난 1차전에서 팀 승리를 견인한 반면, 2차전 그레인키의 등판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래저래 다저스 전체가 무거운 압박감 속에서 5차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뻔했었다.

경기 후 유리베는 중계 방송사 TBS와 인터뷰에서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을 줘서 기분이 좋다”고 활 웃으며 “믿을 수 없는 경기다. 팀이 이기는 순간을 내가 만들어냈다. 사실 홈런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상대가 좋은 투구하고 있어서 최대한 집중하려고만 했었다”고 승리의 순간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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