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민 기자]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본방송을 1주일 앞두고 이례적인 0회를 편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 가운데 여자 주연을 맡은 배우 고아라가 찰지는 사투리 연기와, 서슴없이 망가지는 리얼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1일 오후 방송된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0회에서는 본방송 1회에 앞서 신촌하숙에서 생활하는 캐릭터들과 당시의 시대적 배경 등 드라마에 대한 사전 설명, 1994년을 재현하기 위해 공을 들인 제작진의 뒷이야기 등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특히 눈길을 가장 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고아라였다. 고아라는 앞서 지난 2009년 주연을 맡았던 MBC 드라마 '맨 땅에 헤딩'에서 이른바 '발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이후에도 수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이 '발연기' 오명에서 자유롭게 벗어날 수는 없었던 것이 사실.
이번 '응답하라 1994' 주연 캐스팅이 발표됐던 시점에도 고아라에 대한 여론의 호불호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주연을 맡을 정도의 연기력이 부재하다는 것이 고아라의 출연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 0회에서 드러났던 고아라는 단지 얼굴만 인형처럼 예쁜 배우 고아라가 아닌, 경상남도 마산 출신의 씩씩하고 열정적인 성나정 그 자체였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망가지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진 고아라는 대본 리딩 때 스스로 긴머리를 싹뚝 자르고 나타나 굳은 의지를 내비쳐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겉모습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드러난 화면에서 고아라는 연세대학교 농구부 이상민을 향한 열혈 빠순이 연기는 물론, 만취한 연기, 화장실 연기, 코를 파는 모습 등 끊임 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고아라는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있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경상남도 마산 출신인 성나정의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린 찰진 사투리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고향이 경상남도 진주라서 사투리를 쓰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짧은 하이라이트의 영상만으로 앞서 '발연기' 오명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 총 20회가 펼쳐지는 동안 고아라가 신촌하숙의 딸 성나정으로서 '응답하라 1994'를 성공적으로 잘 이끌어 낸다면, 분명 이 같은 오명을 벗어낼 수 있지 않을까. '얼굴만 예쁜 배우'에서 '진짜 배우'로 거듭나는 고아라의 진화를 기대해 본다.
한편, 지난 작품에 이어 배우 성동일과 이일화가 하숙집 주인 부부로 재등장하는 가운데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B1A4 바로 등이 출연하는 '응답하라 1994'는 오는 18일 오후 9시 1회 방송 이후 매주 금요일-토요일 주 2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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