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좋은 데 쓰고 싶습니다."
그룹 '2NE1' 멤버 씨엘(22·CL)은 22일 엠넷 아시안뮤직어워즈(MAMA)가 열린 홍콩에서 '솔의 대부' 스티비 원더(63)를 만났다. "개인적으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걸 들으면서 음악이 가진 힘을 사랑을 나누는 데 썼어야 했는데 다른 의미로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2009년 '롤리 팝'으로 데뷔, 한류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그룹 2NE1의 자성이기도 하다. "저희는 음악만 보고 달려와서 다른 것들에 집중할 겨를이 없었어요."(공민지)
데뷔 5년째, 연습 기간을 더하면 7~8년을 함께했다. "저희는 그룹을 하려고 모인 게 아니라 각자 활동을 준비하다가 '운명처럼' 만났어요. 각기 음악 성향은 다르지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같죠. 이왕 하는 거 멋있게 하자는 생각이에요."(씨엘) 2NE1이 21일 몽환적인 발라드 '그리워해요'를 발표했다. "멤버 모두가 좋아하는 곡"으로 발표 직후 9개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찍었다. 7월 '폴링 인 러브', 8월 '두 유 러브 미' 등에 이어 올해 발표하는 세 번째 싱글이자, 세 번째 음원차트 정상이다.
"1위 하는 곡과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곡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1'이라는 숫자보다 많은 분이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고 그런 곡을 들려주고 싶습니다."(씨엘)
"나를 떠나 보낸 그가 아직 너무 미워요/ 차갑게 식어버린 내 가슴은 아직도 그를/ 그리워해요" 등의 노랫말에 멤버들은 저마다의 감상에 젖었다. 박봄(29)과 산다라박(29)은 녹음 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저는 곡을 부르면서 멤버들이 생각났어요. 듣는 분마다 다 다르게 느끼는 거 같아요"(박봄), "저도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도 저희를 많이 그리워했겠구나 생각하기도 했죠."(공민지)
1년 전 받은 곡이지만 정규앨범 준비로 발표 시기가 밀렸다. "데뷔하고부터 지금까지 바쁘게 앞으로만 달렸어요. 투어를 돌면서 큰 세계를 보고 큰 그림을 보게 되면서 순간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죠. 투어를 끝내고 받은 곡이에요. 남녀관계의 사랑보다 더 큰 의미를 주고 싶었습니다."(씨엘)
"실제로 사랑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그립다'는 감정을 생각하기 어려웠어요. 예전 연애를 생각하려니 또 너무 오래 전 일"이라고 말하는 산다라박도 있다. "파파라치에게 사진이 찍힌 적이 있는데 고깃집, 마사지가게, 80% 세일 가게 등이 배경이었어요. 씁쓸했죠."
곡과 함께한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400만을 돌파하며 인기다. 씨엘은 "혼자 있을 때 외로움과 힘을 빼고 날것 그대로의,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으로 옷을 걸치지 않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감독님에게 먼저 제안했어요. 누가 시켰으면 그렇게 못했을 텐데 곡을 들으면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시도했죠."
씨엘의 용기에 멤버들은 화들짝 했다. "처음에는 놀랐죠. 하지만 씨엘의 생각을 듣고 나서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뮤직비디오에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박봄), "처음에는 다 같이 하자는 줄 알고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어요.(웃음)"(산다라박)
내년 3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중국·홍콩·대만·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일본 등지로 이어지는 월드투어에 나선다. "투어를 위해서, 또 저희를 위해서 투어 전에 정규 앨범을 내고 투어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게하고 싶습니다."(씨엘)
앞으로의 5년도 내다봤다. "좋아하는 음악이 한 번도 똑같았던 적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한 적이 없거나 드물어요. 옆에서 보면서 각자 매력을 담은 곡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기회가 되면 다른 멤버들, 그리고 저도 솔로로서 찾아뵙고 싶습니다. 그 후에 네 명이 모이면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요?"(씨엘)
단단해진 2NE1으로 음악의 힘을 좋은 곳에 쓰겠다는 생각이다. "많은 분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게 음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씨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