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농구대잔치 2연패를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28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예선 C조 첫 경기에서 라이벌 연세대를 58대52로 꺾었다. 고려대는 올해 연세대와의 7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상대 전적 5승2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작년 농구대잔치는 '고려대 전성시대'를 연 첫 대회였다. 당시 고려대는 대회 결승에서 108연승 중이던 상무를 87대7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그때부터 시작된 고려대의 우승 행진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대학리그와 MBC배, 프로·아마최강전을 모두 휩쓸었다.
28일 연세대전에선 뒷심이 돋보였다. 고려대는 4쿼터 중반까지 외곽슛 난조(3점 성공률 25%·20개 시도 5개 성공)로 고전했다. 4쿼터 5분쯤에는 48―5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자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4점으로 막고 10점을 넣으면서 승리를 따냈다. 55―52로 앞선 경기 종료 54초 전 이종현(19·206㎝)이 중거리슛을 꽂으면서 승세를 굳혔다.
이승현(21·199㎝)이 양팀 최다 득점(21점)과 리바운드(13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현은 공격에선 8점으로 부진했지만 10리바운드, 6블록슛을 올리면서 수비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프로농구 KCC 허재(48) 감독의 두 아들인 허웅(20)과 허훈(18)은 이날 연세대 유니폼을 함께 입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용산고 3학년으로 연세대 입학 예정인 허훈이 이번 고려대전에서 대학 무대 데뷔전을 가졌기 때문이다. 형 허웅은 현재 연세대 2학년이다. 허웅이 발목 부상으로 결장해 함께 코트 위에 서지는 못했다. 허훈은 32분11초를 뛰면서 3점슛 2개를 포함해 8점(3리바운드 1도움)을 기록했다.
허훈은 "형이랑 함께 뛰게 돼서 정말 기쁘다"며 "형이 '부담스러운 고려대전이지만 평소처럼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줘 힘이 됐다"고 말했다. 허웅은 "다친 데가 빨리 나아 동생하고 코트를 함께 누비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조 예선 경기에선 경희대가 한양대를 80대51로 완파하고 2연승 했다. 중국에서 귀화한 센터 우띠롱(26점 9리바운드)이 공격을 이끌었다. 한희원이 18점, 한성원이 17점으로 힘을 보탰다. 같은 조의 중앙대는 조선대를 86대42로 눌렀고, B조의 동국대는 성균관대를 71대39로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