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10대 여학생들의 나체 사진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심지어 이 나체 사진들은 누군가에 의해 몰래 찍힌 것이 아니라, 10대 여학생들이 스스로 찍어 올린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트위터 상에서는 자신을 10대 여학생이라고 밝히며 각종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계정이 숱하게 발견됐다. ‘초딩가슴♥’이란 이름의 계정은 가슴을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은 채, 자신을 수원에 사는 12살의 초등학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야한 게 좋은 중딩♥’이란 이름의 계정은 더욱 심하다. 이 계정의 ‘사진과 동영상’ 카테고리에는 특정 자세를 취한 채 은밀한 부위를 찍은 노출 사진이 가득 올라와 있다.
‘초딩가슴♥’과 ‘야한 게 좋은 중딩♥’의 팔로어는 각각 7200여명과 1만100여명. 심지어 ‘정액받이고딩XX’라는 노골적인 이름의 계정의 팔로어는 1만 5000여명에 달한다. 이 같은 계정들의 팔로어가 수천~수만명에 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팔로어가 되면 해당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팔로어들은 이 계정들에 노출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특정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 올려 달라고 요구한다. 이에 계정의 주인들은 진짜로 해당 자세를 취하고 찍은 사진을 계정에 게재한다. 스스로 찍어 올린 노출 사진이란 점이 추정되는 부분이다. “절 욕해주시고 강하게 다뤄주세요” 등 ‘수치심을 느끼게 욕설을 해달라’는 10대 여학생들의 요구에, 팔로어들은 입에 담기도 힘든 성적인 욕을 내뱉기도 한다. 다만 이들은 모두 자신의 얼굴이나 신상은 절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트위터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리는 10대 여학생이나 이에 열광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자꾸만 늘어나는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트위터가 이들의 왜곡된 욕망을 표출하기 딱 알맞은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트위터는 가입시 실명 인증을 요구하지 않으며, 이메일 계정만 입력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에 목마른 사춘기 소녀들과, 성적 욕구 및 관음증적 욕망을 부담없이 채우려는 일부 네티즌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딱 맞아떨어진 것”이라면서 “특히 트위터는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된다는 점에서, 윤리나 도덕 따위는 잠시 잊은 채 쾌락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해버리기에 완벽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6월 트위터 음란물 집중 단속을 벌여 자신의 나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미성년자 10명을 붙잡은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이들이 초범에다 어린 학생인 점을 감안해 정식 입건하지 않고 계도하는 수준으로 선처했다. 나체 사진을 트위터에 뿌린 A(10)양은 경찰에서 “관심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