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우상화를 위해 그의 독특한 헤어 스타일을 대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RFA는 함경남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원수님(김정은) 머리 모양은 매우 독특해서 얼굴 형태에 따라 어울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대학당국에서 당의 뜻이라며 이런 머리모양을 하도록 학생들에 내려 메기고 있어 적지 않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이처럼 대학생들의 머리모양을 강제하기 시작한 것은 이달 중순경부터”라며 “이 같은 방침은 특정 지역이나 일부 학교에서만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평양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소식통은 당국이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의 헤어 스타일 역시 여대생들에게 권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권고일뿐 강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경우 리설주가 즐겨 입는 미니스커트나 ‘7부 바지’의 착용은 금지됐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에서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짧은 머리 스타일인 '패기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패기머리'는 “얼굴형과 머리칼의 질에 따라 길이를 각이(各異)하게 선정하면서 옆, 뒤머리를 직선미가 나게 올려춰준 모양”으로 김정은의 스타일과 유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사회에선 최고지도자의 복장이나 외모를 따라하려는 풍조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당국이 먼저 최고지도자의 스타일을 따라 하도록 강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평양의 한 소식통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그런 머리모양을 한 젊은이들에게는 중국인처럼 머리를 깎았다고 해서 ‘밀수꾼머리’라고 불렀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서 단속 기관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