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줄초상 속 벌어진 억지 ‘해피엔딩’이었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가 막장 흥행 불패를 잇지 못하고 진부한 전개로 종영했다. 기상천외한 악행을 벌이는 악역과 정의감 넘치는 여주인공의 성공기라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는 SBS ‘세번 결혼하는 여자’의 막판 뒷심을 이기지 못하고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30일 유이와 정일우의 행복한 웃음으로 막을 내린 ‘황금무지개’는 MBC가 ‘메이퀸’, ‘백년의 유산’으로 이어지는 MBC 주말드라마 막장 전개를 이어오는 드라마였다. 전작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으로 잠시 막장 드라마 틀을 벗었던 MBC는 ‘메이퀸’ 손영목 작가가 집필한 ‘황금무지개’로 다시 한번 막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주인공의 고난과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의 축과의 갈등, 출생의 비밀과 권력과 재산을 지키려는 싸움은 막장 드라마의 기본 공식이었다. ‘황금무지개’ 역시 이 같은 전개를 답습하며 안방극장을 속터지게 했다. 지난 해 11월 2일 첫 방송된 후 운명의 수레바퀴가 연결 지어준 일곱 남매의 인생 여정을 담겠다는 기획의도였지만 해양을 배경으로 하는 ‘메이퀸’의 그림자를 지우진 못했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시청률 재미를 봤던 MBC는 ‘황금무지개’에서 잠시 주춤했다. 바로 김수현 작가의 ‘세번 결혼하는 여자’가 뒤로 갈수록 탄력을 받는 막판 뒷심을 발휘했기 때문. 초반 시청률 1위를 달리던 이 드라마는 후반 들어 시청률 2위로 주저앉았다.

때마침 김백원(유이 분)과 서진기(조민기 분)의 대립이 체바퀴 돌 듯 반복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던 상황이었다. 결국 주도권을 뺏긴 이 드라마는 후반을 향해 갈수록 시청률이 오르는 막장 드라마 흥행 공식을 잇지는 못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반복되는 이야기에 질렸다는 방증. 종영을 앞두고 백원이 진기에게 복수를 성공하며 급하게 행복한 결말을 향해 달려간 것도 개연성 없는 전개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마지막 회는 백원과 그의 가족들이 행복하게 웃었고, 진기가 몰락했으며,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던 백원과 진기의 아들 서도영(정일우 분)이 사랑의 결실을 맺으면서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권선징악 구도 속에 진부한 마무리는 예상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진기는 끝까지 악행을 일삼다가 아들이 죽음의 문턱에 당도하자 반성하며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였다. 도영은 아버지의 막장 행각 속에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도영은 하반신 마비의 고통을 딛고 연인 백원과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한편 ‘황금무지개’ 후속으로는 다음 달 5일부터 이동욱, 이다해, 왕지혜, 임슬옹 등이 출연하는 ‘호텔킹’이 방송된다. ‘호텔킹’은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인 '호텔 씨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와 그를 위해 아버지와 적이 된 총지배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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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무지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