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드라마가 방영 시간을 변경할 때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는 사람이 많거나 혹은 없거나. '토-일' 주말 드라마에서 '금-토'로 시간을 바꾼 TV조선 는 전자다. 독특한 설정의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꽤 좋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미니 시리즈 시간대로 편성을 변경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올라가고 OST도 화제가 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방영 시간을 옮겼다.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이홍기가 즐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드라마가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죠. 초반 반응이 좋은 덕분에 편성 시간도 바뀌었고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요. 저도 정말 기쁜데, 동시에 남자 주인공으로서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보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도 큽니다."
재벌 남자를 연기하느라 깔끔한 슈트를 입은 날이 훨씬 많은 한류 스타 이홍기의 첫인사다. 아역 출신이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영화 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정극 연기를 해본 적이 없던 이홍기에게 이번 작품은 첫 정극 연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흥미로운 소재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드라마 덕분에 요즘 까칠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는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인 태양그룹 장자에게 시집오는 첫 번째 신부는 모두 죽는다는 재벌가의 저주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홍기는 주인공인 재벌가 아들 최강주 역을 맡았다.
까칠한 재벌남 되다
"주인공 최강주의 행동이나 말투에서 무미건조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애써 시크한 척을 하는 것보다는 표정 변화도 거의 없는 건조한 사람으로 표현했을 때 최강주를 더 차가운 인물로 보시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잘 웃고 잘 이야기하는,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한류 스타 이홍기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연기의 횟수와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홍기는 본인을 지우고 새로운 캐릭터를 입히는 작업에 집중하고 몰두한다. 드라마 첫 회 방송 때만 해도 친구들에게 ‘손발이 오글거린다’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의외로 잘 맞는다는 칭찬이 많다.
“설정 자체가 독특한 판타지 작품인데 그걸 자연스럽게 잘 풀어낸 것 같아요. 최강주라는 인물을 제 방식대로 풀어내면서, 이제껏 대중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연기하는 재미가 있어요.”
덕분에 데뷔 이래로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이홍기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한 톤 낮은 목소리와 표정, 완벽하게 갖춰 입은 깔끔한 슈트는 이홍기를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보이게 했다. 판타지 스토리이지만 이홍기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면서 몰입하고 있다. 연기의 재미도 점점 알게 되었다.
“다른 인물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연기의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를 촬영하면서는 최강주라는 인물을 통해 연기의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팬들과 호흡하는 것을 사랑하는 가수지만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는 재미가 그렇게 좋다. 자기에게 전혀 없는,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전혀 다른 자기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재미있다.
훈훈한 러브라인, 양진성과의 호흡은?
이번 드라마에서 이홍기는 상대역인 신인 연기자 양진성과의 케미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 속 러브라인이 훈훈한 만큼 실제로도 잘 어울리는데 성격도 잘 맞아서 현장 분위기도 굉장히 좋다.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힘들 때가 있을 정도예요. 심각한 장면을 찍을 땐 저도 가만히 잘 받쳐줘야 하는데, 장난치고 싶어서 힘들 때가 있어요."(웃음)
실제로는 연상인 양진성은 성격이 정말 좋고 유쾌해서 현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이홍기는 양진성이 극 중 두림이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면서 상대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둘의 애절한 감성 연기도 화제다. 집안의 저주를 알게 된 이홍기가 나두림을 구하기 위해서 인연을 끊으려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매정한 재벌가 후계자였지만,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두림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별을 선택하면서 밀려오는 슬픔을 억누르는 모습은 뭉클함 그 자체였다.
커플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훈훈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투어 공연을 다니는 한류 스타답게, 드라마 촬영 현장에도 팬을 몰고 다닌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도 그를 응원하기 위해 촬영장을 찾기도 한다. 이홍기는 그런 팬들 덕분에 아무리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힘이 난다고 한다.
" 제작 발표회 때 팬들이 쌀 화환을 엄청 많이 보내주셨어요. 꽃 대신 쌀로 축하해주시고 쌀은 기부하는 건데, 행사장 한쪽 벽이 저희 팬분들이 보내주신 쌀 화환으로 둘러싸여 있었어요. 좋은 취지라서 기분도 좋았고, 팬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스태프들 앞에서 어깨도 으쓱했었습니다."
OST 참여로 작품 애착 UP
이홍기는 음악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7월 컴백을 목표로 FT아일랜드의 새 앨범을 준비 중이며, 레이블 콘서트를 위해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순회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성격상 현장에서 힘든 티를 내지 않는 그이지만, 체력적으로 어쩔 수 없는 점이 분명 있다.
이렇게 바쁜 스케줄이지만 이홍기는 드라마에 각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가 작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직접 부른 드라마 OST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주인공인 그가 직접 마이크 앞에 서게 된 데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소속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성사된 일이라는 것이다. 감독이 강하게 주장한 결과다.
"삽입곡을 안 부르려고 했었어요. 회사에도 이야기가 된 상태였어요. 주인공인 제가 집중해야 하는 신인데 제 목소리가 나오면 좀 이상할 것 같잖아요. 빠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멤버인 재진 군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요. 그런데 감독님이 계속 설득을 하셨어요. 저는 설득을 당했고, 소속사 대표님에게 바로 전화를 드렸죠."
그가 부른 곡은 '아직 못한 말'이다. AOA 초아가 부른 노래의 남자 버전이다.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홍기가 직접 노래를 불러서 드라마의 인기에 가속이 붙었다. 그가 직접 부른 곡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 SBS OST 중 '말이야'라는 곡을 크게 히트시켜 한류 스타의 저력을 과시한 적이 있는 이홍기의 스타 파워가 다시 확인됐다.
노래? 연기 잘하는 한류 스타
아역 연기자로 데뷔한 이홍기는 FT아일랜드라는 아이돌 스타가 됐다. 본격적인 가수가 된 이후 연기자 출신이라는 사실이 족쇄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자기가 가진 재능을 발견하여 잘 알고 있는 자는 행복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어떤 분야든 본인이 인정을 받을 때다.
"연기를 시작하고 가장 좋았던 칭찬은 '잘한다'고 저를 인정해줄 때예요. 그때 기분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시작하고 나서는 주변 분들로부터 "이런 냉정한 재벌 2세 캐릭터도 잘 어울린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작품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초반에 이런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도 FT아일랜드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일본 등 아시아 투어 일정이 겹쳐 촬영과 공연 스케줄이 빡빡할 때가 있는데, 아이돌 스타 이홍기는 이마저도 노하우가 생겼다.
"물론 죽겠어요. 체력적으로 벅차니까요. 그런데 형들이 편의를 많이 봐줘서 컨디션 조절은 어렵지 않아요. 정신없이 스케줄 많을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 충전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요즘같이 바쁠 땐 슬럼프를 느낄 새도 없어요.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가요."
화려한 무대를 즐기는 이홍기는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도 높다. 밴드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취향. 그가 특이한 점은 네일 케어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우연히 시작했는데, 록 음악을 하는 본인의 스타일과 잘 맞아떨어지더란다. 화려한 장식으로 네일 케어를 하면서 본인을 표현하고 힐링을 하는데, 얼마나 좋으면 이라는 책도 냈다. 요즘은 드라마 촬영으로 그 좋은 네일 케어는 잠시 쉬는 중이다.
"지금은 드라마 촬영 덕분에 네일 케어는 잠시 쉬는 중입니다.(웃음) 케어 위주로 받고 있어서 네일 상태는 아주 건강합니다. 하하! 그러나 케어를 못 한다고 해서 딱히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요."(웃음)
상황에 맞게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은 일찍 시작된 연예 생활로 절로 터득하게 된 이홍기만의 경쟁력이다.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가지만 이런 요즘이 그렇게 좋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스스로 컨트롤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전히 이렇게 저 이홍기가 가진 것들을 표현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연기를 통해서든, 노래를 통해서든지요. 언제든 항상 매력적인 사람이고 싶어요!"
이홍기는 일본과 중국에서 한류 스타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일본에서 방영이 되고, 중국의 메이저 방송국에서는 리메이크 제안을 해왔다. 중국에서는 1천2백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는 등 지금도 분위기가 뜨겁다.
성인이 된 이후로 이홍기의 꿈은 늘 같았다.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도 외국에서도 똑같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열정을 가지고 하나의 꿈을 향해 꾸준히 달려간다면 언젠가 그가 바라는 삶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