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다고 했는데… 연희(가명)야 꼭 무사해야 해"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곽진의(17, 3반)양은 16일 침몰 여객선에 탄 친구의 생사 확인을 위해 온 종일 TV 앞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곽양은 개인사정으로 다른 12명과 함께 이번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았다.
곽양은 학교의 수학여행 불참 학생 교육 일정에 따라 이날 오전 8시20분 등교했다.
1교시로 수학여행지인 제주도에 대한 시청각 교육을 받던 중 이날 오전 8시45분께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이연희(17, 1반)양에게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친구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전날 오후 8시께 선상 식사 뒤 걸려왔던 목소리와는 딴판이었다.
곽양은 "전화 받자마자 연희가 '배가 쏠리고(기울어지고) 있어'라고 했다. 갑자기 주변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끊어졌다"고 말했다.
곽양은 이날 오전 10시10분께 학교의 하교 조치로 집에 돌아와서도 TV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연신 친구에게 전화했다. 하지만 더이상 친구와는 통화가 되지 않았다.
옆에 있던 곽양의 어머니도 놀란 가슴을 쓰러내리며 딸을 위로했다.
곽양은 "전날 저녁에 통화했을 때는 안개가 너무 짙게 깔려 집에 돌아갈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며 "갑작스런 사고에 눈물밖에 나지 않는다. 아무쪼록 연화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여행에는 안산단원고 2학년 전체 학생 338명 가운데 특수학급 6명, 체육부 3명, 비희망 4명 등 13명을 제외한 325명이 참가했다.
애초 명단에서 제외됐던 1명은 지난달 말 전학 온 한모(17)군으로, 한군은 다행히 안전하게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측은 이날 오후 4시20분 학생 80명과 교사 2명의 구조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