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이용자가 친구를 초대하면 무료 저장 공간을 제공하며 이용객을 늘려간다.

고객의 온라인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고객을 모으는 마케팅 기법인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이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로스해킹으로 성공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늘면서, 그로스해킹을 전문적으로 전수하는 학원들도 생겼다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로스해킹으로 큰 성공을 거둔 드롭박스

그로스해킹은 온라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이용객들을 활용해 새로운 이용객을 불러 모으는 마케팅 기법이다. 홈페이지 디자인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더 많은 이용자들이 기업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기존 이용객의 지인들에게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그로스해킹으로 사업을 키운 대표 기업에는 드롭박스 외에 에어비앤비와 그루폰, 페이스북 등이 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객에게 집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초기에 온라인 생활정보지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 집을 빌려주고 싶어하는 집주인이 렌트 게시글을 올리면 자동으로 에어비앤비 사이트로 넘어가도록 하며 기업을 알렸다. 현재 크레이그리스트는 에어비앤비를 홈페이지에서 퇴출시켰다.

쿠폰 판매 사이트 그루폰도 그로스해킹을 활용한 좋은 사례. 이용자들은 구글에 뜨는 배너를 통해 그루폰에 들어온다. 또 페이스북은 ‘알 수 있는 친구’를 제안하면서 회원 수를 급격히 늘렸다. 이반 키리진 전 드롭박스 매니저는 열흘 동안 페이스북 친구 수가 7명 늘어나면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머무는 시간도 따라서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로스해킹 방법으로 성공을 거둔 중소기업도 있다. 온라인 애견용품 판매업체 프라이드바이츠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애완견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을 직접 찾았다. 프라이드바이츠 직원들은 트위터의 해시태그('#' 뒤에 특정 단어를 넣어 그 주제에 대한 글의 검색이 되도록 하는 트위터 기능)나 페이스북 댓글, 메시지 등을 통해 애완견 사진을 올린 사람들을 직접 접촉해 무료 샘플을 보내줬다. 창업 2년이 된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100만달러(약 10억원)를 기록했고, 지난해 고객 수도 1만1000명이 늘었다.

그로스해킹 마케팅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교육 수요도 늘었다. 과거 뉴욕에서 그로스해커로 일한 콘래드 와도우스키는 지금까지 8000명이 넘는 기업인에게 그로스해킹 기술을 전수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로스해킹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도 생겼다. 샌프란시스코에는 퀸트그로스파트너스, 로스앤젤레스에는 그로스데빌, 캘리포니아에는 컨슈머액퀴지션오브리버모어 등의 학원이 생겼다. 한 달 수강료만 1만~3만달러(1018만~3055만원)로 비싼 편이다.

부작용도 있다. 원치않게 개인 이메일 정보가 홈페이지에 노출될 수도 있으며, 스팸 메일이 넘쳐날 수도 있다. 노아 카건 전 페이스북 매니저는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정보를 제시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로스해킹 방식이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