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상파울루(브라질), 민경훈 기자] 홍명보호가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희망은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마지막 경기서 벨기에에게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1무 2패의 성적으로 H조 최하위에 머물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단 1승도 못 거두고 16강에서 탈락한 것은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홍명보 감독은 처음으로 박주영과 정성룡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김신욱과 김승규를 투입했다. 김신욱의 제공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었다. 김신욱은 벨기에의 장신들을 상대로 헤딩을 경합하며 선전했다. 김승규 역시 수차례 깔끔한 선방을 해내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한국은 결정력이 부족했다. 11-10으로 싸운 수적우세를 살리지 못했다. 지동원, 이근호, 김보경 등 공격수들을 교체로 투입했음에도 단 한 골도 터지지 않았다.

조별예선 탈락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얻은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홍명보호는 평균나이 25.9세로 역대 월드컵대표팀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하지만 4년 뒤에는 이 선수들이 경험과 기량에서 다함께 절정기를 맞이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쌓은 소중한 경험이 자양분이 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에 처음 월드컵을 경험한 손흥민(22, 레버쿠젠)은 알제리전 만회골을 터트리는 등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4년 뒤 손흥민이 전성기가 되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김승규(24, 울산), 윤석영(24, 퀸스 파크 레인저스), 구자철(25, 마인츠), 기성용(25, 스완지 시티), 이청용(26, 볼튼) 등 한국의 주축선수들은 4년 뒤에도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것이다. 당장의 결과는 아쉽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4년 뒤를 내다보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해야 할 때다.

경기종료 후 승리한 아드낭 야누자이와 마루안 펠라이니가 미소짓고 있다./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