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기념해 제작된 기념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5일 서울 명동성당 성물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몸에 대보며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교황 티셔츠, 5장 주세요!" "석고상은 더 큰 게 없나요?"

15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 성물방은 교황 기념품을 사러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계산대에서 시작된 줄이 문 밖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성물방 입구에 마련한 '교황 방한 공식 기념품 판매' 매대 위에는 각종 기념품이 즐비했다. 에코백(1만원), 면 손수건(7000원), 거울(5000원), 열쇠고리(3000원)….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은 7000원짜리 교황 방한 기념 티셔츠. 흰색과 붉은색 두 종류로 엄지손가락을 번쩍 든 교황의 캐리커처 밑에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표어가 새겨져 있다. 티셔츠 3장을 고른 박미숙(47·세례명 로사)씨는 "시국이 어려울 때 교황님이 오셨으니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 같다. 교황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주변에 선물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교황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스티커·십자가·책갈피 등을 찾는 신자들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교황을 본뜬 미니어처 석고상, 교황 관련 문구를 수놓은 미사보와 손수건도 불티나게 팔렸다. 개포동에서 왔다는 김성복(56)씨는 손수건을 식구 수만큼 집어 들었다. 에코백과 티셔츠 2장을 구입한 민병심(41·마리아)씨는 "지난해 아이들 데리고 로마 바티칸에 다녀왔는데 한국에서 교황님을 뵐 수 있다니 감동이다. 어제 TV를 보는데 계속 눈물이 흘렀다"고 했고, 아들 송인범(12·스테파노)군은 "오늘 구입한 교황 티셔츠를 개학식날 꼭 입고 갈 것"이라며 웃었다.

교황 관련 서적들도 직원들이 쌓아놓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을 다룬 '프란치스코 교황'과 '내 친구 호르헤', 교황의 말씀을 적은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등이 인기다. 매대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직원은 "지난주부터 바빴는데 어제·오늘 특히 몰린다. 교황 기념품을 사기 위해 지방에서 찾아오는 신자들도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