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쿠자와 이탈리아 마피아 등 세계 5대 범죄조직이 움직이는 ‘검은돈’이 연간 1000억달러(약 103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1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의 범죄조직(The biggest organized crime group in the world)”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지만 이들 조직의 수입원은 여전히 마약거래와 섹스산업, 약탈”이라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범죄조직은 일본 ‘야쿠자’의 분파(分派)인 야마구치 구미로 연간 벌어들이는 수입이 800억달러(8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위에 오른 러시아 마피아 솔른체프스카야 브라트바(85억달러)가 해마다 거둬들이는 돈의 9배가 넘는 규모다.
야마구치 구미의 최고 수입원은 마약 거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미추 수가누마 전 일본 경찰청장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도박과 약탈이 각기 다음가는 수입원이며 ‘해결사’노릇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포천은 야쿠자와 중국의 삼합회(三合會)를 비교하면서 “야쿠자는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조직인데 반해 삼합회는 대부분 가족관계를 매개로 이어진 느슨한 연합”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제 범죄조직 전문가인 프레데리코 바레세 영국 옥스퍼드대학 범죄학 교수는 “러시아의 솔른체프스카야 브라트바의 경우 10개의 서로 다른 조직이 대부분은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일본 야쿠자와 대척점에 있는 조직”으로 설명했다. 솔른체프스카야 브라트바의 전체 조직원 수는 9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전체 조직의 물자는 공동 관리하며 각 조직의 대표 등으로 구성된 ‘12인 위원회’가 주요 안건들을 처리한다. 12인 위원회는 전 세계 각지에서 비밀리에 열리는데 축제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바레세 교수는 덧붙였다. 야쿠자와 마찬가지로 솔른체프스카야 브라트바도 마약 밀매가 주 수입원이다. 하지만 인신매매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범죄조직은 마약 중에서도 특히 헤로인을 많이 거래한다. 인구로는 전 세계 2% 정도에 불과한 러시아가 전체 헤로인 거래량의 12%를 담당하고 있다.
3위와 4위는 이탈리아 ‘본토’ 마피아의 두 조직인 카모라(49억달러)와 느드랑헤타(45억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포천에 따르면 나폴리가 본거지인 카모라는 성매매와 무기 밀매, 마약거래, 화폐 위조 등 광범위한 영역의 범죄행위와 연관 되어 있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은드란게타는 남미의 코카인 밀매 조직과 연계해 유럽 마약시장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는 국제적인 범죄 조직이다. 지난 6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는 악의 숭배자”라며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선언한 곳이 바로 칼라브리아다. 한 때 뉴욕을 무대로 위세를 떨쳤던 ‘5대 마피아 패밀리’ 중 감비노와 보나노 무리도 은드란게타의 지원으로 급성장했다.
30억달러로 5위에 이름을 올린 조직은 멕시코 최대 마약 밀매 조직인 시나로아 카르텔이다. 미국 백악관 마약 관리국의 조사로는 미국인이 해마다 마약 구매에 쓰는 돈은 1000억 달러로 이 중 65억 달러가 멕시코로 흘러들어 간다. 시나로아는 멕시코 마약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조직이다. 지난 2월 최고 보스가 체포됐지만 조직은 별다른 영향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포천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