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에서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명된 제56대 총학생회장 이경환(28)씨가 "서울대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생회장이면서도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학업을 수행하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28일 밝혔다.
이 총학생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의 본분은 학업인데 저는 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제명될 위기에 처했고 학우들이 선출한 대표자로서의 기본을 다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 5일 학교로부터 10월1일자로 학사제명 처분이 된다는 통지서를 받았다"며 "당시 부총학생회장과 중앙집행위원장에게 보여주며 아직 제명 확정까지 시간이 있으니 이의제기 절차를 끝까지 밟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러나 지난 22일 학교가 보낸 2차 통지서에는 지난 1일자로 제명 처분이 완료됐고, 지난번에 발송한 통지서는 전산상의 오류라고 했다"며 "잘못된 통지서를 믿고 제명 처분이 안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제 욕심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사과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이 상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도 깊이 사과드린다"며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 위원들에게 이 사실을 공유하지 않았고 총학생회운영위원회에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28일 총학생회운영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사퇴한다"며 "향후 총학생회운영위원회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저를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하면 성실히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는 이 총학생회장을 학사경고 누적으로 지난 1일 제명했다고 밝혔다. 이 총학생회장은 지난 4월 서울대 총학생회 최초 장애인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돼 관심을 모았다.
2005년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한 이 총학생회장은 학사경고를 4번 받아 2008년 제적됐다가 이듬해 재입학했다. 하지만 재입학 후 학사경고를 2번 받으면서 또 다시 제명됐다.
서울대 학칙에 따르면 제적됐다가 재입학한 학생이 또 다시 학사경고를 2차례 받으면 제명된다. 재입학은 한 번만 허용하기 때문에 이 총학생회장은 사실상 영구 제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