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데이트를 즐기는 동안 파파라치가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으면 어떤 모습이 찍힐까. 할리우드 배우나 연예인들의 몰래 데이트 장면처럼 재미있는 모습이 잡힐까.
요즘 파파라치가 유명 연예인들을 따라다니듯 커플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는 파파라치 사진 서비스가 유행이다. 비용은 2시간에 30만~40만원 정도. 연출 사진에 식상한 사람들이 몰래 찍은 듯 자연스러운 파파라치 사진 서비스를 이용한다. 주요 촬영 장소는 인기 데이트 코스인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등. 해외여행을 할 때도 파파라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사원 김동우(28)씨는 지난 8월 여자 친구와 프랑스 파리로 여름휴가를 다녀오면서 부탁한 파파라치 사진 300장을 최근 받았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 유학생 출신 사진가가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파리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퐁네프 다리, 오르세 미술관 등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즐기는 김씨 커플의 사진을 찍었다. 김씨는 "의외로 신청자가 많아 두 달 전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비용은 26만원이 들었다.
파파라치 사진엔 특별한 연출이 없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다. 누군가 나를 몰래 훔쳐보는 듯한 모습은 마치 유명인이 된 듯한 느낌도 준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고 두 사람이 모두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여행을 편하게 즐길 수도 있다.
파파라치 사진이 인기를 끌다 보니 파파라치 사진 서비스가 경품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복합 쇼핑몰 엔터식스는 지난 9월 11일부터 2주간 '파파라치 스냅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이벤트를 열었다. 총 4팀을 뽑는 데 500명이 지원했다. 엔터식스 지서완 대리는 "대학생 서포터스가 '요즘 최고 인기는 파파라치 사진'이라기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사연을 올리고 응모했다"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의 발달로 일반인도 수준 높은 사진을 찍는 시대. 전문 사진에 대한 수요가 줄어 고심하던 사진 스튜디오 업계는 파파라치 사진을 신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웨딩 사진이나 아기 돌잔치 사진을 찍던 스튜디오들도 '데이트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파파라치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더파파라찌'는 한 달 고객이 스무커플쯤 된다. 비용은 1시간에 25만원, 2시간에 35만원. 최근 들어 문의가 부쩍 늘었다. 더파파라찌 권흥성 대표는 "봄이나 가을처럼 바깥 날씨가 좋을 때 손님이 많이 몰린다"며 "연인과 함께 있을 때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거나 어색한 기념사진 대신 특별한 사진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두근거림 준'은 앨범 종류 등에 따라 35만원, 45만원짜리 상품을 내놨다. 두근거림 준의 천준형 대표는 "이번 달에만 촬영이 25건 잡혀 있다"며 "웨딩 촬영 대신 데이트 사진을 찍는 것이 새 트렌드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활동하는 프리랜서나 기존 스튜디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것까지 합하면 서울과 경기도에만 업체가 1000개 이상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