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성 전 회장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 이름을 공개할 수 있으며 중앙선관위에 가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본지가 15일 선관위의 2004~2014년 300만원 초과 고액 기부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성완종' '경남기업' 등의 이름은 없었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은 14일 "2013년 8월쯤 성 전 회장한테서 합법적 후원금 5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도 "2013년 성 전 회장이 '형이 동생한테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금 조금 보낼게'라며 다른 후원자 2명 이름으로 200만원, 300만원씩 후원금을 총 500만원 보내줬다"고 말했다. 1인당 후원금이 300만원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이름은 300만원 초과 고액 기부자 명단에선 빠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 전 회장은 박 의원처럼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기록엔 남지 않는 '쪼개기' 방식으로 의원들을 후원한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관계자는 "국회의원 1인당 500만원까지 후원할 수 있지만 200만원, 300만원 등으로 쪼개서 기부하면 300만원을 넘는 고액 기부자 명단엔 기록되지 않는다"며 "소액 기부자 명단은 따로 남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