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 안양 인삼공사 전창진(52·사진)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인삼공사는 5일 "전창진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길어지고 있는 수사 상황 등을 고려해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팀은 김승기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이끈다.

전창진 감독은 지난 4월 인삼공사의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전 감독은 2014~2015 시즌 부산 KT를 이끌면서 올 2월 말과 3월 사이 다섯 경기에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어 2배 가까운 부당 이득을 얻고, 이 과정에서 주전 선수를 적게 출전시키는 등 패배를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결백함을 주장하는 전창진 감독과 경찰 사이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수사는 두 달 넘게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신청한 구속 영장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찰 단계에서 기각되자 현재 보강 수사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안방인 안양체육관에서 연세대와 벌인 평가전을 지켜본 전창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조성인 인삼공사 단장을 만나 사의를 밝혔다. KBL(한국농구연맹)에서 유예해준 감독 등록 마감 시한인 8월 14일까지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연맹에서 전 감독의 등록을 인정하지 않으면 인삼공사는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15일 막을 올리는 프로·아마 최강전을 치러야 할 처지였다.

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KBL이나 구단에 더 이상 부담을 드려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결백함을 입증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