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회원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된 미국 ‘불륜 조장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에 백악관, 사법기관, 국방부 등에서 일하는 미국 공직자들이 무더기로 가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임팩트팀’이라고 밝힌 해커 무리가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해킹을 통해 공개한 애슐리 매디슨 회원 정보 명단에는 미국 정부기관 등 공직자가 사용하는 이메일 계정으로 추정되는 회원 계정이 1만5000여개에 포함돼 있었다. 회원 가운데는 연방 검사보 2명, 대통령실 정보기술 관리자, 법무부 국장·수사관·변호사, 국토안보부 소속 해커와 대테러 대응팀원 등도 있었다.

AP통신은 이 사이트 접속 기록을 살펴본 결과, 국무부·국방부·법무부 등 정부 부처 공무원 20명 이상은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로 이 사이트에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 공용 계정이 아닌 일반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고, 선불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등 신원을 숨기려고 노력했지만, 업무용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접속 사실이 드러났다.

일반 행정부처 외에 국방부 본부(펜타곤)를 비롯한 국방부 인터넷망에서도 애슐리 매디슨에 접속기록 수백 건이 발견됐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국방부 메일 계정을 사용한 명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통일 군사 재판법에 따라 간통은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 사건에 연루된 공직자 대다수와 백악관 대변인이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거나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슐리 매디슨은 “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Life is short. Have an affair)는 문구로 유명한 미국 대표적인 불건전 만남 중개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회원 수가 3700만명에 달하고, 이중 한국인도 19만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