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제대로 된 TV 광고 한 번 하지 않고 ‘보수의 본산’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도 지지율 1위를 지켰다. 비영리 초당파 재단인 ‘텍사스 라이시엄’이 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지지율 21%로 이 지역 연방 상원의원인 테드 크루즈(16%)를 앞섰다.
트럼프의 인기가 식지 않는 ‘배후’에는 29세의 소셜미디어 참모인 저스틴 맥코니(Justin McConney)가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고문을 했던 댄 파이터는 “트럼프가 인터넷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게 1위 비결”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맥코니가 돈 한 푼 안 들이는 15초짜리 인스타그램(동영상 전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비디오로 언론의 관심을 끌어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다”고 말했다. 맥코니는 트럼프의 현란한 독설과 ‘사람 깔아뭉개기’가 SNS상에서 오히려 대단한 효과를 낼 것으로 확신했다. 그의 권유에 따라 트럼프는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사무실을 배경으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 올렸다.
‘안하무인’ 트럼프이지만 맥코니의 말만은 그대로 따른다. 2011년 트럼프의 트위터 팔로어는 30만명이었다. 맥코니가 그 일을 맡고 430만명으로 늘었다. 결정적 계기는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 때였다. 주저하던 트럼프에게 자신이 후원하는 미인대회 우승자인 미스 유니버스와 미스 USA가 트럼프타워 꼭대기에서 양동이로 그의 머리에 물을 퍼붓는 영상을 찍게 했다. 130만명이 봤고, ‘트럼프 머리가 가발이 아닌 진짜’라는 헤드라인 뉴스가 전국을 강타했다. 트럼프는 흡족했다.
트럼프 그룹 회계 담당자의 아들인 맥코니는 2009년 뉴욕의 유명 미술대학인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chool of Visual Arts·SVA)’를 졸업했다. 트럼프의 미인대회와 리얼리티 쇼 ‘견습생’ 제작에 참여하면서 트럼프와 인연을 맺었다. 대선 출마 동영상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도 그의 작품이다. 45초짜리 동영상에서 맥코니는 노숙자의 모습과 불법이민자, 일 안 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부시에 대한 공세도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부시 어머니인 바버라 여사가 “젭은 대선에 나가면 안 된다. 부시는 두 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한 인터뷰 내용에 ‘엄마가 젭을 제일 잘 안다’는 카피를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