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인 지난 9일 신경호(52·사진) 수림외어전문학교 이사장은 '한글 발전 유공자'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소식을 접한 한국과 일본의 지인들이 그에게 격려금을 보내왔다.

십시일반 330만원이 쌓였다. 그가 22일 조선일보 도쿄지국을 찾아와 이 돈을 통일나눔펀드에 전액 기부했다.

그가 건넨 봉투는 모서리가 닳고 꼬깃해져 있었다. "뜻깊은 돈을 뜻깊게 쓴다는 생각에 봉투째 가슴에 품고 다니며 보관하느라 좀 구겨졌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번 통일나눔펀드 참여에 3년 전 타계한 고(故) 김희수 전 중앙대 이사장의 유훈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김희수 전 이사장은 14세 때 일본으로 건너와 재일교포 실업가로 자수성가한 뒤, 수림외어전문학교를 세우고 유학생들을 후원했다.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을 때 '저렇게 보람있는 일에 돈을 쓰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지금 하늘에서 흐뭇한 미소로 지켜보고 계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