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명 웹툰 작가가 자신에게 ‘여성혐오 만화가’ 딱지를 붙인 여성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웹툰작가 강민구(39·필명 마인드C)씨는 지난 8월 “강씨의 웹툰이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을 수차례 쓴 네티즌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네티즌들은 ‘반(反) 여성혐오’를 기치로 내건 여성사이트 ‘메갈리아’의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지난 2012년 그린 ‘강남 언니’ ‘강남미인도’ 등으로 유명세를 탄 만화가다. 한국 여성들이 모두 똑같은 성형수술을 받아 천편일률적인 ‘강남형 얼굴’로 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성 네티즌들은 “작가가 노골적으로 여성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부었다. 강씨는 본지 통화에서 “성형을 받는 여성들이 아닌, 무차별적으로 똑같은 수술을 해주는 성형외과 의사와 성형문화를 비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남 언니’ 캐릭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2012년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개발됐고, 조만간 성형외과 붓기제거용 의약품 캐릭터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강씨가 현재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윌 유 메리 미’에도 같은 식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소개팅에 나가 여자 얼굴을 본 뒤 실망한 남성이 메뉴를 스테이크에서 파스타로 바꾼다거나, 남자친구가 “뚱뚱한 메리(여자친구 이름)를 패자”고 장난스레 노래하는 에피소드에 대해 “한국 남자의 전형적인 더러운 사고방식”이라며 막무가내 비난을 쏟아낸다.
강씨는 “웹툰의 맥락 상, 소개팅 남성이 음식 메뉴를 바꾼 장면은 여성이 1시간이나 늦게 왔기 때문이고, ‘메리를 패자’가 등장한 에피소드의 취지는 남녀 간의 폭력은 절대 있어선 안된다는 것”이라며 “일부 장면·대사만 발췌해 공격하는 것은 허위비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재미를 위한 장면을 멋대로 해석해놓고 여성혐오자 딱지를 붙이니 황당하다”면서 “지속적인 악플로 아내까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2013년 “강씨가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허위 게시글에 시달리다 경찰에 고소해 결국 네티즌의 자필 사과문을 받아낸 적도 있다. 당시 네티즌은 “유명 만화가의 생활이 샘 나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사죄한 바 있다.
강씨는 “악질 네티즌들이 인터넷상에서 더는 활개치지 못하도록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31일 “강씨가 모 여성 만화가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 “열두 살 어린 아내가 불쌍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을 추가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