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 보는 비행기가 얼마나 신기했을까.
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이 10개월 된 아이는 이집트 땅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말았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승객 등 224명이 탄 러시아 여객기 A321가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해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5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연소 탑승객인 10개월 아기 다리나 그로모보의 시신이 사고 현장으로부터 34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다리나는 부모인 알렉세이 그로모보(27·남) 타티아나(26·여)와 함께 이집트의 유명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샤름 엘셰이크는 홍해 연안에 위치한 휴양지로 러시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꿈 같은 가족 휴가를 즐기고 난 후 세 가족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비행기에 탑승해 귀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비행기는 이륙 23분만에 시나이반도 중부의 산악지대에 추락해 다리나 가족을 비롯한 타고 있던 승객 224명이 전원 사망했다. 동체는 두 동강 난 채로 발견됐다.
사고 직후, 10개월 된 다리나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유리창을 손으로 짚고 선 채 비행기를 바라보는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은 다리나의 엄마 타티아나가 이집트 여행 출발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이 공개되자 다리나와 그의 가족에게 보내는 애도 메시지가 전 세계 네티즌들로부터 밀려들었다. 며칠 후, 사고 현장에서 34km 떨어진 곳에서 다리나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번 사고로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녀를 잃은 할머니 엘레나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기를 돌봐줄 테니 둘만 다녀오라’고 말렸다”며 “하지만 아들 내외는 ‘아이를 남겨두고 갈 수 없다’며 손녀를 데리고 갔다”고 눈물을 흘렸다.
사고 발생 일주일째지만 아직도 다리나 부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집트 당국은 “러시아 조사팀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