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의 등장은 미국 스포츠용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최고 수혜자는 그와 일찌감치 스폰서십을 체결한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 아머(Under Armour)'다. 1996년 설립된 이 업체는 신발보다는 주로 스포츠용 의류나 장비를 파는 중견기업이었다. 하지만 2013년 커리와 연간 400만 달러(약 47억원)에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본래 커리를 후원하던 나이키는 '스타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실상 커리와 계약 연장을 포기한 상태였다.

커리의 활약에 따라 언더 아머에 대한 관심도 폭발했다. 불과 5년 전 농구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딘 언더 아머는 2015년 한 해 '커리 1' 운동화를 1억 달러(약 1170억원)어치 팔았다. 지난해엔 미국 내에서 아디다스까지 제치고 스포츠용품 점유율 2위로 점프했다. 매출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60%, 농구화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는 '거인' 나이키엔 못 미치지만, 커리의 젊은 나이를 고려할 때 언더 아머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이를 나이키가 1985년 마이클 조던을 잡은 뒤 급성장한 것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나이키는 농구화 '조던' 시리즈를 발판으로 세계적 스포츠용품 업체로 성장했다. 미 포브스는 "당시만 해도 농구 선수의 운동화가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짐작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 7월 미국의 한 IT 콘퍼런스에 언더 아머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입은 옅은 회색 티셔츠는 불티나게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선 생소했던 언더 아머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언더 아머와 계약한 스포츠 스타로는 조던 스피스(골프), 앤디 머레이(테니스), 클레이튼 커쇼(야구), 톰 브래디(미식축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