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여성의 다리를 그대로 노출한 미니스커트와 반바지를 선보이며 ‘미니스커트의 아버지’로 불리던 프랑스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Andre courreges)가 오랫동안 앓던 파킨슨병으로 7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92세.

1923년 프랑스 아키텐주 포(Pau)에서 태어난 쿠레주는 1951년부터 스페인 출신 프랑스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 밑에서 10여년 간 수련하다 1961년 독립했다. 이후 1964년 ‘우주비행사’ 복장에서 영감을 받은 ‘우주시대컬렉션(Space Age Collection)’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무릎에서 3인치 가까이 올라간 흰색의 각진 미니스커트와 반바지, 무릎까지 올라오는 굽이 없는 ‘고고(Goo)부츠’, 우주비행사와 같은 헬멧과 고글 등이 앙드레 쿠레주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미니스커트의 창시자’ 타이틀을 둘러싸고 영국 디자이너 마리퀸트와 쿠레주 사이에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는 여성 미니스커트와 반바지 등으로 여성의 신체를 해방시키는 디자인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디자인한 복장을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다가 1994년 은퇴했다.

쿠레주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쿠레주는 프랑스 패션에 큰 자취를 남겼다”며 “기하학적 모양과 신소재로 그는 혁명적 창조자가 됐고 한 시대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플뢰르 펠르랭 문화부 장관도 “환상과 유머, 정신과 운동에서 최대한의 자유로움으로 우아함을 표현한 그는 형식과 색상의 우주를 만들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장례식은 11일 거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