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자 전 세계 관광객이 나체가 의무인 프랑스의 작은 해변마을로 몰리고 있다.

10일 영국 매체 더썬은 프랑스에 있는 지상 최대의 누드타운을 소개했다.

프랑스 지중해 연안 캡다그드(Cap d’Agde)에 위치한 누드타운은 나체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 피서지다. 지난 여름철에는 4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캡다그드 누드타운에서는 나체로 은행 일을 보고, 머리를 자르고, 안경을 맞추고, 장까지 본다.

프랑스 해변의 한가한 작은 마을이 어쩌다 누드의 성지가 됐을까. 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힘쓰던 1950년대 당시, 지친 프랑스인들은 휴식을 갈구했다. 당시 캡다그드에서 올리브를 농작하던 올트라 가(家)는 자신이 소유한 해변에서 벌거벗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누드 해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1960년대에 올트라 가의 해변이 누드지역으로 공식 인정되자, 독일과 네덜란드의 나체주의자들은 캠핑하러 이곳을 자주 찾았다. 그 중 일부가 근처에 집을 짓고 정착하기 시작하자 누드지역은 점점 확대됐다.

1970년대 프랑스 정부는 당시 매우 빈곤하던 이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방안으로, ‘누드세금’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캡다그드의 방문객들은 시 입구에서 누드세로 한화 약 만원을 내고 완전히 옷을 벗을 수 있다. 그리고 벗은 옷을 라커에 놓게 된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온 콜린 리 에릭슨은 “북미대륙을 처음 떠났는데,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는 처음 느껴본다”고 말했다.

누드비치는 전 세계 곳곳에 존재하지만, 캡다그드는 누드은행과 누드 이발소, 누드 안경점, 누드 슈퍼마켓이 있는 유일한 곳이다.

또한 나체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다른 누드해변과는 다르게, 캡다그드 누드해변에서는 나체가 의무다.

시 정부는 가족친화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외설적인 행위 적발 시 우리 돈으로 약 2만5000원의 벌금을 물고 감방 신세를 지게 한다.

하지만, 애초의 자연주의 설립 이념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변모했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2005년 가족공원과 수영장이 있던 도시 중심가도 나이트클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저녁때에는 기온이 내려가, 사람들은 적절하게 옷을 입고 식사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