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최민수의, 최민수에 의한, 최민수를 위한 숙종이었다.

2015년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이후 SBS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극본, 남건·박선호 연출)을 통해 1년 만에 정극으로 컴백한 최민수. 그는 지난해 KBS2 예능 '나를 돌아봐' PD 폭행 사건 이후 약 7개월 만에 시청자 앞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계속되는 사건 사고로 대중에게 여러모로 실망을 안긴 최민수이지만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은 저버릴 수 없었던 것. '대박'을 통해 배우로서 다시 한번 인정받고 싶었던 최민수였고 결국 진정성 있는 그의 연기는 대중의 마음을 돌려 세우는데 큰 공을 세웠다.

최민수는 '대박'에서 야욕과 비정의 임금 숙종 역을 맡았다. 지난 14일, 24부작으로 막을 내린 '대박'이지만 최민수는 이에 앞선 19회에서 강렬한 죽음으로 퇴장, 종영한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을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숙종은 요부 장옥정의 치마폭에 휘둘리는 왕으로 그려졌지만 '대박'에서 숙종은 조금 달랐다. 적에게는 냉정하고 냉혹하며 변덕스럽고 예민하지만 국정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대공 무사한 인물로 그려진 것. 최민수는 자신의 심중은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의중을 정확히 꿰뚫는 날카로운 촉을 가진 숙종을 마치 백 개의 눈과 천 개의 귀를 가진 괴물처럼 표현됐다. 길들여지지 않는 야수로 숙종의 편견을 뒤집어엎었다.

첫 회에서 최복순(윤진서)을 차지하기 위해 백만금(이문식)에게 내기 도박을 거는 숙종의 비릿한 웃음부터 심상치 않음을 드러낸 최민수. 이후 3회에서 복순을 투기하는 장옥정(오연아)의 머리채를 잡아끄는 장면으로 역대급 열연을 펼쳤다. 장옥정의 머리채를 잡는 숙종의 모습은 분명 낯설었지만 최민수 특유의 카리스마가 이 모든 낯섬을 중화시켰다. 실제로 이 장면은 최민수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장면. 촬영 전부터 숙종에 대해 공부한 최민수의 노력이 깃든 순간이었다. 물론 이뿐만이 아니다. 숙종의 아들 경종이 천식을 앓았다는 고증을 접한 최민수는 숙종 역시 천식을 앓는 설정을 더해 디테일을 살렸다.

올해 데뷔 31년 차가 된 최민수의 연기는 시청자를 전율케 만들었다. 마치 숙종을 씹어 삼키기라도 하듯 '괴물' 같은 제왕의 모습을 완벽히 구현했다. 60분 방송 중 단 5분만 출연해도 극 전체를 아우르는 존재감을 발산한 최민수는 '대박'의 심장, 그 자체였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대박' 스틸 및 화면 캡처

 ▲ 친구 아내와 불륜+임신…난잡 日 연예계
 ▲ 스토커에 피습 日아이돌 17일만에…
 ▲ 신성일, 故김영애 언급? "세상에 없다"
 ▲ 술 권하는 섬마을, 여교사는 힘들다
 ▲ 백종원, 삼계탕 먹다 금니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