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난방비 미납 의혹을 제기해 온 배우 김부선(55)씨가 자신도 난방비를 내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7단독 김지혜 판사는 김씨가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MBC와 이 방송사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 제작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2014년 9월 29일 방송된 리얼스토리 눈 ‘난방비 0원 김부선 아파트의 비밀’ 편은 김씨 집 열량계 검침량이 수개월 동안 0원이었다는 자료를 공개하며 김씨도 난방비를 내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는 “김씨가 난방비를 고의로 안 냈다”는 주민 인터뷰와 “김씨에게 계량기를 고치라고 몇 번이나 연락했지만, 촬영을 이유로 번번이 수리를 미뤘다”는 관리소장 인터뷰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스스로 비리에 연루됐으면서 주민회의에서 난동을 부려 난방비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사람으로 나를 묘사해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렸다”며 방송을 제작한 MBC와 해당 프로그램 PD 강모씨, 외주제작사 대표 김모씨 등 3명을 상대로 작년 6월 위자료 21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김씨는 “2013년 11월∼2014년 2월 열량계가 고장 난 것은 사실이지만 0이었던 검침량과 무관하게 난방비는 맞게 납부했다”고 반박했다.

또 열량계 수리를 거절한 사실이 없는데도 방송에서 '김부선, 열량계 방문 수리 등 거절'이라고 적힌 관리소장 수첩을 내보내고, 뒤이어 관리소장과의 몸싸움 장면을 덧붙여 시청자를 오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김씨 열량계가 멈춰 있었다는 장면 뒤에 '고장 사실을 알리고 수리도 요청했다. 난방비를 납부하지 않은 적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김씨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며 방송이 편향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난방 열사’라는 칭호를 얻은 김씨가 정작 개별난방 전환을 추진하는 주민과 대립한 경위 등이 보도됐으므로 공익성이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