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사진〉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시내 맛집을 소개한 '한 끼 식사의 행복'을 최근 출간했다.

미식가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이 즐겨 찾는 값싸고 맛있는 집들의 메뉴와 가격 등을 정리한 책자다. 냉면, 칼국수, 짜장면, 설렁탕, 해장국, 추어탕 등 대략 1만원이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들로, 대부분 서민의 사랑을 받아온 오래된 식당들이다.

지난 3월 말 금융위 후배들과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비매품으로 1200부를 찍었는데, 소문을 타면서 동나는 바람에 3000부를 정식 출간하게 됐다. 비매품에는 18개 메뉴 82곳의 식당이 소개됐는데, 정식 출판본에는 19개 메뉴 91곳의 식당이 실렸다.

비매품을 읽어본 주변 사람들이 추천한 맛집들이 추가됐다. "따로 말을 안 하면 (물냉면에)조각 얼음을 띄운 육수가 나온다. 얼음 빼고 먹어야 제맛이 난다" 등 단골들만 아는 주문 노하우까지 꼼꼼히 챙겼다.

식당 주인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 2~3장을 제외하고, 책에 실린 식당과 음식 사진을 모두 직접 찍었다. 그는 "나도 맛있게 먹었고, 주변에서도 다들 인정하는 식당들을 엄선했다"면서 "비싼 집에서 가끔 보지 말고, 싸고 맛있는 집에서 자주 보자는 뜻으로 주로 1만원 이내의 메뉴들로 골랐다"고 말했다.

‘한 끼 식사의 행복’에 소개된 주요 맛집

◇평양냉면
필동면옥: 슴슴한 육수, 가늘고 약간 쫄깃한 면발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서울 중구 서애로 26
을밀대: 말 안하면 조각 얼음 육수로 나온다. 얼음빼고 먹어야 제맛. 서울 마포구 숭문길 24

◇함흥냉면·비빔냉면
영등포 함흥냉면: 고구마 전분 100%, 24시간 고아낸 뜨거운 육수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42길 6

◇메밀국수
미진: 미묘한 단맛이 나는 육수에 부드럽고 쫄깃한 메밀국수를 찍어먹으면 환상. 서울 종로구 종로19 르메이에르

◇막국수
춘천산골막국수: 초계무침, 닭백숙도 일품인데, 토종닭은 미리 주문해야 한다. 서울 중구 을지로 175-5

◇칼국수
산동칼국수: 바지락 칼국수와 김치가 어울리는 맛집으로 식사시간대에는 자리잡기 어렵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7길 63
강원도 손칼국수: 칼국수에 만두도 덤으로 준다. 손님이 많아 계속 좌석 확장 중.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광장시장

◇콩국수·콩비지
진주회관: 이건희 회장 등 유명인들도 많이 와서 즐겼다 한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길 26

◇짜장면
신성각: 주인은 짜장면을 예술로 믿는다. 서울 마포구 임정로 55-1

◇짬뽕
만리성: 짬뽕에 홍합이 엄청 많이 덮여 면이 안보인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9길6

◇만두국
자하 손만두: 만두는 맛도 특별하지만 그릇속에 이쁘게 배치되어 특별한 느낌이 난다.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12

◇빈대떡
열차집: 돼지기름으로 부치는 빈대떡을 굴조개젓, 양파와 같이 먹으면 최고의 궁합. 서울 종로구 종로7길 47

◇김치찌개
광화문집: 칼칼하지만 깊은 맛이 나는 국물, 식감이 살아있는 묵은김치, 돼지목살과 두부가 조화를 이룬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5길12

◇청국장
사직분식: 간판도 제대로 없는데 찾아온 손님들이 긴 줄을 서고 이리 저리 방을 늘렸는데도 얻어먹기 힘들다. 서울 종로구 사직로9가길 1

◇설렁탕·곰탕
하동관: '내포' 주문하면 내장수육으로 주고 '깍국' 하면 깍두기 국물을 탕에 부어준다. 서울 중구 명동9길 12
이문설농탕: 전통방법을 그대로 고수하는 설렁탕 원조 답게 국물이 담백·깔끔하다.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38-13

◇해장국
무교동 북어국: 시원한 북어국물에 북어·두부·계란·파가 들어간 심플한 국물. 서울 중구 을지로1길 38

◇생태탕
수정생태: 중독성이 있다. 여의도 직장인들은 다 아는집.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길 3

◇대구탕
뒤푸리: 큰 양푼대접에 탕이 나오는데 대구살이 꽤 많고 쫄깃하다. 서울 영등포구 은행로 29

◇추어탕
구마산: 삶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체로 받쳐내 된장국 물에 배추우거지를 많이 넣고 끓인 남도식 추어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