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바람의 손자'를 지명했다.
넥센은 27일 단행된 2017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휘문고 3학년 내야수 이정후를 낙점했다.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어렸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온 타격 유망주. 넥센은 지난해 주효상에 이어 2년 연속 1차 지명에서 야수를 뽑았다.
우투좌타 내야수인 이정후는 185cm, 78kg로 호리호리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13경기에 나와 38타수 13안타(1홈런) 10타점 9득점 5도루 7피삼진 8사사구 타율 3할4푼2리 장타율 5할2푼6리 출루율 4할4푼7리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11경기에 나와 48타수 24안타 타율 5할의 높은 타율을 자랑했다. 고교 3년 연속 성적이 통산 3할8푼9리에 이른다. 넥센 역시 고교 야구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컨택 능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아버지 이름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넥센은 1차 지명에서 뽑을 만한 초대어급 투수 자원이 많지 않은 올해 내야수 이정후를 지명하며 내야 자원을 강화했다. 김민성, 서건창, 김하성 등이 넥센 내야에 자리하고 있으나 이들이 언젠가 FA를 얻을 것을 감안한 지명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스카우트 부문에서 성공작을 이어가고 있는 넥센인 만큼 결과가 주목된다.
고형욱 넥센 스카우트팀장은 "아버지의 이름을 제외하고 판단했다. 이정후는 컨택 능력이 상당히 좋다. 파워는 떨어지지만 타격 밸런스도 좋고 변화구 대처 능력도 있다. 찬스에 강하고 주루 센스 역시 뛰어나다. 수비에서 송구 정확성을 보완하면 좋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넥센은 송우현(송진우), 박윤(박종훈), 이용하(이병훈), 임동휘(임주택), 유재신(유두열) 등 선수 출신의 2세 선수들이 뛰고 있는 팀. 아버지에 이어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은 팀인 만큼 이정후가 부담을 덜고 마음 편히 야구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O 리그는 부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중학교 입학 이후 지역을 옮겨 전학하는 경우는 1차 지명권을 현 소속 지역 연고팀에 주지 않고 있으나 이정후는 1차 지명이 부활하기 1년 전인 2012년 아버지의 은퇴에 따라 무등중에서 휘문중으로 전학해 서울 연고가 됐고 넥센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