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울 강남 폭력조직 분쟁에 연루돼 수배 중이던 범서방파 부두목이 마카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범서방파 부두목 정모(51)씨가 이달 6일 마카오 모 호텔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서방파를 재건한 범서방파는 한때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 두목 김태촌이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하며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범서방파는 2009년 1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벌어진 칠성파와의 대치 사건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당시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조직원 80여명이 범서방파를 습격하기 위해 상경했고, 이를 알게 된 범서방파 조직원 150여명도 회칼과 각목 등을 들고 이들과 강남 한복판에서 대치한 것이다.

이는 칠성파 부두목 정모(44)씨와 범서방파 고문 나모(50)씨가 기업 인수·합병 이권을 두고 다툰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실제로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고, 이를 계기로 경찰의 대대적 수사가 시작돼 조직원들이 대거 기소되며 범서방파가 와해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숨진 정씨도 이 분쟁에 가담해 경찰 수배를 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주변에 ‘나 때문에 조직이 와해됐다’는 등 자책하는 말을 자주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경찰은 현지 주재관을 통해 “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가 확인되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