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첸궈레이(50)의 얼굴 등 신상이 공개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첸씨의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얼굴 공개는 이날 오후 범행 장소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이뤄졌다. 첸씨는 성당 정문에서 현관까지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하며 태연하게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성당 안 현장검증에서도 첸씨가 망설임 없이 피해자를 수차례 찌르는 장면을 재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성당에 신자와 피해자의 지인, 제주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이들이 “뻔뻔하다”고 소리지르며 항의하자 첸씨는 잠시 주춤했을 뿐 이내 고개를 다시 들었다.
첸씨는 현장검증을 마치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중국어로 짧게 답했다. 심경을 묻는 말에는 “나는 정상이다. 평상시와 똑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첸씨의 범행 수법이 잔혹한 데다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으므로 신상정보 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은 23일 검찰에 첸씨를 송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