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실이 드러난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승점 9 삭감'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네티즌 사이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북에 대해 올 시즌 승점 9를 깎고, 벌금 1억원을 부과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맹은 사과문에서 "K리그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드려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전북의 스카우트 차모(48)씨는 2013년 심판 2명에게 5차례에 걸쳐 모두 총 500만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지난 28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차씨의 행위는 지난 5월 검찰에 의해 알려졌지만, 연맹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4개월 넘게 징계를 미뤘다. 늑장 징계에다 가벼운 처벌에 축구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북은 "연맹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신뢰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4일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심판 매수 스캔들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퇴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전북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최 감독과 이 단장의 거취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개막 후 32경기 연속 무패(18승 14무) 행진을 벌이며 승점 68을 올린 전북은 이번 징계로 승점 59가 됐다. 리그에서 독보적인 선두였던 전북은 2위 FC서울(승점 54), 3위 울산(승점 48)과 승점 차가 5~11로 좁혀졌다. 6경기가 남은 시즌 막바지 우승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