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최근 출판계에 기현상이 일어났다. 고전문학 '데미안'이 난데없이 역주행하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것. TV방송에서 언급된 것도 아니고 흔한 PPL효과도 아니었다. 1919년작 '데미안'은 아이돌 팬들에 의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때 아닌 '데미안' 열풍은 컴백을 앞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예고편 문구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순위도 바꿔놓은 그야말로 기현상. 성장기의 혼란을 그린 이 소설의 주제가 방탄소년단 신보의 모티브로 쓰였다는 '설'이 떠돌면서 팬들이 서점을 찾고 있다. 새 음반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예습 차원에서다. 공개된 예고편 영상 속에 작가 헤르멘 헤세의 기호들이 숨어있어 이를 해석하려는 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2013년 데뷔해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등 스토리텔링과 결합한 시리즈 앨범을 선보였던 방탄소년단은 이번에도 콘셉트 음반인 '윙스'(WINGS)를 발표한다. 여러 아이돌 가수들이 뮤직비디오를 짧게 편집한 티저 영상을 선보이는데 반해, 방탄소년단은 2~3분의 쇼트필름 7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새 앨범 전체에 얽힌 스토리와 이미지 등을 예고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것들로 미뤄보아 팬들은 소설 '데미안'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획한 것으로 추측 중이다.

'데미안'은 주인공 싱클레어 개인의 청춘 이야기이자, 전 세대가 공감하는 성장사를 그린 고전작품. 소년에서 청년, 성년이 되기까지 치열한 성장의 과정을 그려내며 한 청년의 자기고백을 넘어 심오한 깊이를 전달한 문학계의 스테디셀러이다. 특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구절은 청춘의 아픔을 대변하는 문구로도 유명하다. 학교-청춘 시리즈를 잇는 방탄소년단의 성장 스토리와 닮았다.

멤버들 각자가 상징하는 이미지는 '데미안' 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쇼트필름의 인트로부터 데미안의 구절이 등장한다. '그곳에서는 두 세계가 뒤섞였다. 밤과 낮이 두 극단으로부터 나왔다.' 흑백, 선악 등 모든 경계가 모호한 소년기, 성장기의 불안한 자아를 잘 표현해낸 문장이다. 소설 속 선과 악 사이에서 방황하던 주인공 싱클레어가 눈앞에서 바라본 혼란스러운 세계의 모습이 마치 영상에서 래퍼 랩몬스터가 표현한 느낌과 닮아있다는 게 팬들의 추측이다. 또 멤버 정국-새, 지민-사과, 제이홉-에바부인 등 영상 속 멤버들이 나타내는 모습들이 '데미안'에 나오는 상징이라며 온갖 해석과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팬들은 새 앨범을 이해하기 위해 데미안을 읽고 쇼트필름과 콘셉트 포토의 연관성을 찾고 있다. 여러 아이돌이 콘셉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은 문학과 케이팝을 결합시켜 다양한 해석과 보고 듣고 찾는 재미 또한 선사한 셈이다. 팀을 대표하는 청춘의 이미지를 고전문학을 통해 메시지 전달에도 충실하고자 한 시도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 씨는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콘셉트 앨범을 통해 또래 팬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타 아이돌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왔다. 아이돌 콘텐츠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했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10일 정규 2집 '윙스(WINGS)'를 발표한다.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은 최근 팝 시장의 유행 장르인 뭄바톤 트랩(Moombahton Trap) 스타일의 곡으로, 그 동안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거칠고 강렬한 이미지에서 조금 힘을 빼고 섹시한 매력을 부각시킨 노래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새 음반을 기획할 당시 소설 '데미안'을 참고한 게 맞다. 하지만 콘텐츠 내 상징과 의미를 해석하는 건 팬들의 몫"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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