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간 험담 주고받은 클린턴·트럼프]

[미국 대선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9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 대선 2차 TV토론의 승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ORC가 이날 공동 실시한 TV 토론 시청자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57%가 클린턴을 승자로 꼽았다. 트럼프는 34%를 얻는 데 그쳤다. 무당파 유권자들도 클린턴(44%)이 트럼프(41%)보다 나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1차 TV 토론 당시 클린턴(62%)이 트럼프(27%)를 35%포인트 차로 앞섰던 데 비하면 격차가 좁혀졌다. 응답자의 63%는 "트럼프가 예상보다는 잘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을 승자로 꼽은 응답자가 47%로, 42%를 얻은 트럼프를 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클린턴은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는 43% 지지를 받아 트럼프(46%)에 졌지만, 여성 유권자에게는 50% 지지를 얻어 38%에 그친 트럼프를 앞섰다.

온라인상에서는 트럼프를 승자로 꼽은 이가 많았다. 미국 온라인 신문 '드러지 리포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92%가 트럼프가 승자라고 답했다. 트위터 팔로어 1200만여 명을 거느리고 'SNS 정치'를 펼쳐온 트럼프 대선 캠페인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선거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전문가 9명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클린턴과 트럼프를 각각 승자로 꼽은 이는 4대4로 동률이었다. 1명은 무승부 의견이었다. 배넌 커뮤니케이션 리서치센터의 브래드 배넌은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참회하길 바랐지만 오히려 화를 돋웠다"며 클린턴을 승자로 선택했다. 반면, 정치 컨설턴트 매트 매코위크는 "트럼프는 클린턴이 계속 방어적 자세를 취하도록 유도했고, 그녀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켰다"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