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유능한 것보다 귀엽게 보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사진) 여사는 "가와이(かわいい·'귀엽다'는 뜻) 문화가 일본 여성의 지위를 낮춘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키에 여사는 "여성에 대한 일본 사회의 태도가 얼마나 바뀌었나"는 질문에 "남성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유능하거나 열심히 일하는 여성보다 귀여운 여성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누구?]

그는 "여성들은 남성이 선호하는 여성상에 부합하려고 하고 심지어 매우 재능 있는 여성마저 귀여운 척을 한다"고 했다. 여성이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가와이는 일본에서 여성에 대한 최고의 찬사로 쓰이지만 성(性)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아키에 여사는 결혼 전 유명 광고 회사 덴쓰에서 일했고 결혼 후에도 지방 라디오 방송에서 DJ로 활동했다. 아베 총리 취임 후에는 남편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성 소수자 축제에 참여하는 등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 "총리를 뒤에서 내조하는 데 그치던 전통적 퍼스트레이디상을 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류 팬을 자처하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등 지한파(知韓派)로도 유명하다.